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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류엔 레드와인, 생선엔 화이트? 아닐 때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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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류엔 레드와인, 생선엔 화이트? 아닐 때도 있어요”

입력
2019.06.15 04:4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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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승민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소믈리에 

유승민 인터컨티넨탈 수석 소믈리에는 여름에 맞는 와인과 마리아주로 “소비뇽블랑과 채소 샐러드, 모스카토와는 과일 디저트”를 꼽았다. “등심스테이크와 샴페인 조합도 의외로 어울린다”고 덧붙였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제공
유승민 인터컨티넨탈 수석 소믈리에는 여름에 맞는 와인과 마리아주로 “소비뇽블랑과 채소 샐러드, 모스카토와는 과일 디저트”를 꼽았다. “등심스테이크와 샴페인 조합도 의외로 어울린다”고 덧붙였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제공

지난달 28일 아시아 최고의 호텔리어를 뽑는 ‘스텔리어 어워드 2019’에서 유승민(43)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이하 인터컨티넨탈) 수석이 ‘최고 소믈리에 상’을 수상했다. 올해 6회째를 맞이한 이 대회에선 19개국 100여개 특급호텔 호텔리어들이 경합해 19개 부문 1위를 선정했다. 14일 삼성동 인터컨티넨탈에서 만난 유 수석은 “이번 대회를 통해 제 소명을 돌아보게 됐다”고 말했다. “통상 소믈리에 대회에서는 와인에 대한 지식, 서비스 기술을 평가하는데 이번 대회는 지난 1년간의 성과와 와인, 서비스에 대한 철학을 중점적으로 물어보더라고요. 호텔간 기싸움도 대단했고요.”

인터컨티넨탈이 문을 연 1999년 입사해 오는 9월이면 딱 20년차를 맞는 유 수석은 국내 정상급 소믈리에로 손꼽힌다. 2006년 한국소믈리에 대회 2위, 2011년 소펙사 치즈 페어링부문 1위, 2014년 소펙사 알자스 스페셜 프라이즈 1위 등 와인분야 내로라하는 대회에서 그의 이름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호텔경영을 공부하고 웨이터로 입사하고 바텐더 실무를 먼저 익혔습니다. 2000년대 초반 국내 와인 붐이 일면서 저희 호텔이 소믈리에 육성 프로젝트를 시작했어요. 와인 공부가 재미있어서 학원 다니면서 배우고 있었는데 운이 좋았던거죠.”

유 수석은 인터컨티넨탈 내 10개 레스토랑의 와인 리스트를 짜고 와인 재고를 관리한다. 간단해 보이지만 섬세하고 예민한 감각이 필요하다. 각 레스토랑의 브랜드 컨셉트, 선보이는 음식에 추천 와인이 걸맞아야 하고 재고를 감당할 수 있어야 하며, 이렇게 추천한 와인을 가능하면 모두 팔아야 한다. 유 수석은 “지난해 인터컨티넨탈 레스토랑 두 군데가 ‘2018 와인 스펙테이터 레스토랑’에 포함됐다. 와인평론가들이 인증하는 와인리스트를 쓴다는 뜻”이라면서 “다른 업장도 이 수준을 만들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승민 인터컨티넨탈 수석 소믈리에.
유승민 인터컨티넨탈 수석 소믈리에.

“보통 육류에 레드와인, 해산물에 화이트와인을 공식처럼 곁들이지만 꼭 어울리는 건 아닙니다. 샤도네이는 화이트와인이지만 생선회와 상극이죠. 바디감이 풍부해 비린내를 한층 끌어올립니다. 음식에 걸맞는 와인은 소믈리에게 추천받으세요. 음식과 술의 최고의 궁합을 소개해 식당의 명성을 끌어올리는 게 저희 역할이니까요.”

유 수석이 근무하는 20년간 국내 와인 트렌드도 많이 바뀌었다. 와인을 즐기는 연령대가 낮아졌고, 자유무역협정(FTA) 등으로 와인 수입가가 낮아지면서 ‘가성비’를 깐깐하게 따지는 손님이 많아졌다고. “미국 와인은 수입가가 계속 올라기고 있지만, 인기가 여전하다. 칠레 와인 인기가 주춤해지면서 최근 스페인 와인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와인업계 최신 트렌드를 보여주는 홍콩 빈 엑스포 작년 화두가 내추럴 와인이었어요. 유기농으로 재배된 포도에 자연 효모를 사용해 발효하기 때문에 생산량이 적어 가격도 높지만 한 동안 인기는 계속 될 듯합니다. 지난해부터 와인 리스트에 내추럴 와인 30종을 추가했습니다.”

‘스텔리어 어워드 2019’에서 마지막 질문은 ‘앞으로 계획’이었단다. 유 수석은 “와인 한 병을 더 팔기보다 고객과 소통을 통해 와인 시장을 더 넓히고 싶다. 인문학, 미술 등과 결합한 와인 클래스를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단다. 더 큰 꿈이 있냐고 물었다. “해외 유명 식당에서는 머리 희끗한 중장년이 와인 서비스를 하잖아요.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현장에서 뛰는 30년차 40년차 소믈리에를 보기가 어려운데 제가 그 고정관념을 깨고 싶습니다.”

이윤주기자 miss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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