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이 건조… “인도 과정서 북극해 조난 선박 구조해 성능 입증”
노르웨이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베르겐을 방문해 하랄 5세 국왕과 함께 노르웨이 해군 사상 최대 규모 군함인 ‘KNM 모드’ 군수지원함에 승선, 방산협력 의지를 천명했다. 베르겐은 노르웨이 제2의 도시이자 해운산업의 거점 도시로, 노르웨이를 국빈방문 하는 외국 정상의 방문이 의전상 관행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베르겐 남부 호콘스벤 노르웨이 해군 기지를 방문해 2013년 대우조선해양이 수주해 건조한 KNM 모드 군수지원함에 승선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양국 간 방산협력의 상징인 ‘모드’ 군수지원함에 승선함으로써 한국 방산 역량의 우수성을 대내외 알리는 동시에 양국 간 방산 협력 확대 의지를 천명한 셈”이라고 말했다.
실제 노르웨이 정부는 KNM 모드함의 성능을 극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1월 노르웨이 해군에 인도돼 북극항로를 따라 노르웨이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북극해에서 좌초돼 있던 상선을 성공적인 구호 작전을 수행했다”며 “노르웨이를 비롯한 주변국에서 성능 등을 극찬했다”고 소개했다. 문 대통령이 이날 승선 행사에서 모드함의 대형 선상크레인이 컨테이너를 들어 올려 이동시키는 시연을 지켜본 것도 북극해 해난 구조 상황과 관련이 있다고 한다.
마르테 페르센 베르겐 시장도 군수지원함 탑승에 앞서 문 대통령과 오찬을 하며 “KNM 모드는 (다른 배에) 연료와 의료 지원을 제공해 노르웨이와 유럽연합의 국경을 보호하고 안전을 지키는데 이상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극찬했다. 페르센 시장은 “교육ㆍ혁신에 대한 투자가 대한민국을 조선대국으로 이끌고 있다. 이로 인해 노르웨이가 이익을 얻는 부분이 있는데, 대우조선이 건조한 우리 해군의 가장 큰 함정 KNM 모드가 그 가운데 하나”라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이날 승선 행사에 하랄 5세 국왕이 동행하면서 한ㆍ노르웨이 방산분야 협력에도 청사진이 켜졌다는 기대가 나온다.
승선 행사는 스텐쇠네스 노르웨이 해군참모총장의 안내로 군수지원함의 주요 기능 및 시설을 참관하고 관련 브리핑을 청취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우선 문 대통령 부부가 하랄 5세 국왕과 해군기지에 도착하자 노르웨이 측에서는 팡파르와 함께 예포 21발을 발사하고, 군악대의 행진곡 ‘퀸 모드’ 연주로 예를 갖췄다. 문 대통령은 승선 전 네이비색 코트를 착용하고 김정숙 여사와 함께 레드카펫을 밟고 승선, 스텐쇠네스 참모총장과 모드의 다알 함장으로부터 군수지원함의 역할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KNM은 노르웨이 왕실 해군(노르웨이어 Kongelige Norske Marine)의 약자이며, 모드 (Maud)는 하랄 5세 국왕의 할머니 모드 왕비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문 대통령 부부는 군수지원함 승선 후에는 노르웨이에서의 마지막 일정으로 노르웨이 국민 작곡가인 그리그의 집을 방문해 하랄 5세 국왕과 마지막 친교의 시간을 가졌다. 그리그는 ‘솔베이지의 노래’로 유명한 노르웨이의 음악 거장이다.
베르겐=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