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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희, 비건에게 세 차례나 퇴짜 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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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희, 비건에게 세 차례나 퇴짜 놨다”

입력
2019.06.13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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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비건(왼쪽)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 연합뉴스 자료사진
스티븐 비건(왼쪽)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 연합뉴스 자료사진

북한이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미국 측 실무협상 재개 요청을 세 차례나 무시했다는 일본 언론 보도가 나왔다. ‘생일 축하 편지’ 수준이라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크게 반색한 것 역시 이 같은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일본 마이니치(每日)신문은 미 국무부 고위 관료를 인용해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 앞으로 ‘실무협상 조기 재개’를 요청하는 서한을 세 차례 보냈지만 모두 회신이 없었다”고 13일 보도했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렸을 때만해도 비건 대표의 북한 측 카운터파트는 김혁철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였으나, 미국은 협상 결렬 뒤 대미협상 담당자가 최 부상으로 바뀐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이 이렇게 미국의 협상재개 요청에 ‘묵묵부답’으로 대응해왔던 만큼, 김 위원장이 친서를 보내오자 트럼프 대통령은 한껏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그는 지난 11일(현지시간) “아름다운 편지를 받았다”며 “뭔가 매우 긍정적인 일이 일어날 것 같다”고 했다. 비건 대표 역시 이튿날 뉴욕에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15개 이사국 및 한국ㆍ일본의 유엔 주재 대사들과 만나 김 위원장 친서에 “밝은 징조가 담겨 있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날 CNN방송에 따르면 김 위원장 친서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생일(6월 14일)을 축하하고 건강하길 기대한다’는 인사말 정도만 담겨있을 뿐, 협상 재개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없었다. 다만 복수의 소식통은 CNN에 ‘서한을 보낸 시점’이 중요하다면서 “김정은은 첫 회담 1주년(12일) 직전에 친서를 보내 트럼프 대통령이 계속 자신의 성공을 홍보할 수 있도록 했다”고 평가했다.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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