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 협력 등 18건 MOU 체결… 국내사 건조 군수 지원함 승선
노르웨이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에르나 솔베르그 총리와 정상회담을 통해 수소 에너지 및 북극ㆍ조선해양 분야에서 양국 협력을 강화키로 뜻을 모았다. 문 대통령은 하랄 5세 국왕과 함께 노르웨이 제2의 도시 베르겐을 찾아 우리 기업이 건조한 군수지원함에 승선하는 등 방산분야 협력도 확대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한ㆍ노르웨이 정상회담을 통해 차세대 무공해 에너지원인 수소의 생산과 활용, 저장에 대한 기술개발 등 수소경제 실현을 위해 양국이 협력키로 합의했다. 노르웨이는 수소 생산과 공급망 등에 강점이 있는 수소 강국이고, 우리나라는 수소차에 강점이 있는 만큼 수소경제 발전과 관련해 양국이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조선ㆍ해양 분야에서도 미래형 친환경ㆍ자율운행 선박 개발을 위해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조선 강국인 양국이 장점을 결합해 세계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극대화 하겠다는 구상이다. 노르웨이는 특히 조선 강국임에도 선박의 반 이상을 한국에서 발주할 정도로, 우리나라 조선업계에게는 세 번째 큰손 고객으로 여겨진다.
또 한ㆍ노르웨이 과학기술공동위원회를 신설해 양국 간 과학기술 정책을 공유하고 연구자 간 교류를 확대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미세먼지 문제 해결과 관련해서는 북유럽 대기오염 문제를 풀어낸 노르웨이의 경험과 지혜를 빌리기로 했다. 정상회담 직후에는 △사회보장협정 △수소에너지 협력 양해각서(MOU)에 대한 서명식도 이뤄졌다. 이 외에 △북극 관련 협력 MOU 5건 △조선해양분야 MOU 7건 등 총 18건의 MOU가 체결됐다.
문 대통령은 이어 노르웨이 제2의 도시이자 노르웨이 해군의 거점 항이 있는 베르겐으로 이동,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군수지원함에 승선하고 양국 관계자를 격려했다. 해당 군수지원함은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해 지난해 11월 노르웨이 측에 인도했다. 2만 6,000톤급 규모로 노르웨이 해군 최대 함정이다. 하랄 5세 국왕은 전날 노르웨이 왕궁에서 주최한 국빈만찬에서 “내일 해군의 최신형 군수지원함 KNM 모드(Maud)를 함께 살펴볼 예정”이라며 “저의 할머니인 모드 여왕 이름을 붙인 이 군수지원함은 문 대통령의 고향 근처에서 건조됐다”고 기대를 드러내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노르웨이가 낳은 세계적인 작곡가 그리그가 살았던 집 방문을 마지막으로 2박 3일의 노르웨이 일정을 마치고 마지막 순방지인 스웨덴의 스톡홀름으로 향한다. 스웨덴에서는 정상회담과 함께 ‘스웨덴 비핵화 사례로 본 한반도 신뢰 강조’를 주제로 한 의회 연설 등이 예정돼 있다.
오슬로ㆍ베르겐=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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