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많던 ‘제주공항 택시 할증제’ 없던 일로

[저작권 한국일보]제주도는 제주국제공항과 제주항에서 택시를 이용할 경우 저녁시간대인 오후 7시부터 할증요금을 적용하는 ‘공할 할증제’ 도입하는 방안을 철회키로 했다. 사진은 제주공항 전경. 김영헌 기자.

제주국제공항과 제주항에서 택시를 이용할 경우 저녁시간대인 오후 7시부터 할증요금을 적용하는 ‘공항 할증제’ 도입이 없던 일로 됐다. 제주도가 택시 이용객들에 부담을 떠넘긴다는 등의 비난 여론이 일면서 도입을 철회했기 때문이다.

제주도는 지난달 28일 열린 제주도교통위원회에서 원안 의결된 제주공항과 제주항의 할증 운임 도입안을 시행하지 않고 폐지키로 했다고 14일 밝혔다. 해당 할증 운임안은 제주공항에서 택시 공급이 적은 오후 7시부터 오전 1시까지의 시간대에 택시를 이용할 경우 할증요금 2,100원을 추가로 받도록 하는 것이다. 제주항에도 제주공항 수준의 할증요금을 적용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할증운임 도입 계획이 알려지면서 관광객과 도민 등 공항 내 택시 이용객에게 요금 부담을 떠넘긴다는 비난과 함께 공항으로만 택시가 몰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결국 도는 공항 할증제 도입 방안을 발표한 지 보름도 되지 않아 철회키로 했다. 대신 기존에 택시 유인책으로 시행 중인 쿠폰제를 유지하면서 개선책을 마련키로 했다.

도는 제주공항의 택시 부족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2016년 10월부터 월~목요일 오후 10시부터 오전 1시까지, 금~일요일 오후 7시부터 오전 1시까지의 시간대에 제주공항에서 승객을 태운 택시에 대해서 한번에 2,200원 상당의 쿠폰을 지급하는 유인책을 시행하고 있었다. 저녁시간대 제주공항인 경우 택시승차대에서 승객을 기다리는 대기시간이 길기 때문에 도내 상당수 택시 운전기사들은 공항보다는 제주도심 등에서 운행하는 것을 선호하면서 택시 부족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도는 쿠폰제 운영에 매년 5억원 이상의 세금이 투입되고 있고, 운영 과정에서 별다른 감시 체계도 없어 투명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등 문제점이 많아 쿠폰제를 중단하고 공항할증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도 관계자는 “세금으로 운영하는 쿠폰제는 원칙적으로 사용자(승객) 부담 원칙에 맞지 않아 ‘공항 할증제’ 도입을 추진해 왔다”며 “하지만 반대여론이 심한 만큼 쿠폰제를 유지하면서 개선안을 조만간 마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