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년간 언론인으로 살면서 말과 글을 삶처럼 다룬 임철순 전 한국일보 주필 겸 자유칼럼그룹공동대표의 ‘어문 에세이’가 나왔다. ‘손들지 않는 기자들’. 여러 매체에 기고한 칼럼 80여편을 모았다. 1953년생인 저자는 말과 글이 지금처럼 빠르게 소비되지 않았던 시절을 경험했다. 그래서 그는 막말 시대에 도통 적응하지 못한다. 천박한 말, 가벼운 글에 경악한다. 병원에서 “이리 오실게요”라는 말을 듣고 통탄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남발되는 “ㅋㅋㅋ”에 혀를 찬다.
손들지 않는 기자들
임철순 지음
열린책들 발행ㆍ376쪽ㆍ1만5,000원
저자는 인간의 품격이 말과 글에서 나온다는 고전적 결론을 내린다. 그러면서 “바른 말과 글을 사용하는 것이 아름다움을 소유하는 방법”이라는 영국 작가 존 러스킨의 글을 인용한다. 그는 아름다운 말과 글은 하거나 쓰는 것으로 그칠 게 아니라 ‘나눠야 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요즘 말과 글의 주 무대인 SNS의 핵심 가치 역시 ‘공유’라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강지원 기자 styl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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