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 “2002년 그때처럼 감동”… 축구협, 결승전 거리응원 준비
11일(현지시간) 오후 폴란드 루블린 경기장에서 열린 2019 FIFA U-20 월드컵 준결승전에서 에콰도르를 꺾고 결승에 진출한 대표팀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루블린=연합뉴스

U-20(20세 이하) 월드컵 대한민국 대표팀이 사상 최초로 결승전 진출을 확정한 12일 새벽 대한민국은 축구 열기로 들썩였다. 밤잠을 포기한 시민들은 “축구 봤어?”로 아침 인사를 대신했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는 환호와 대표팀 응원 물결로 뒤덮였다. “우승하면 병역 혜택을 주자”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했다.

폴란드 루블린 경기장에서 에콰도르와 벌인 준결승전은 새벽 3시30분에 시작했지만 시민들은 TV 앞에 삼삼오오 모여 대표팀의 역사적인 경기를 지켜봤다. 회사원 사공모(30)씨는 “전날 오후 8시에 이란과의 A매치에 이어 U-20 대표팀 경기까지 봐서 몸은 피곤하지만 마음은 더할 나위 없이 풍요롭다”며 “결승전이 너무나 기다려진다”고 말했다. 박혜진(26)씨도 “청소년 대회이긴 하지만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에서 한국이 처음으로 결승에 올라 가슴이 벅찼고, 하루 종일 들뜬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대표팀의 경이로운 선전을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에 견주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이호천(38)씨는 “사실 2002년 월드컵의 감동을 나 혼자만 알아 미안한 마음도 있었는데, 축구를 좋아하는 아들에게 그에 버금가는 감동을 안겨준 게 기쁘다”고 말했다.

아침 6시17분쯤 청와대 국민소통 광장 토론방에는 ‘FIFA U-20 월드컵 축구에서 우승하면 선수들에게 병역 혜택을 주자’는 제목의 글도 올라왔다. 작성자는 ‘국민 경제가 어려운 현실에서 어린 청소년들이 결승에 진출해 국민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고 청원 이유를 설명했다.

정정용 대표팀 감독과 이강인 선수 등 개개인에 대한 환호와 격려도 쏟아졌다. SNS에서는 이강인의 전매특허인 일명 ‘마르세유 턴’에 대해 “한국 축구 보면서 이런 발 재간은 처음인 것 같다”는 칭찬이 줄을 이었다.

대한축구협회는 한국시간으로 오는 16일 새벽 1시에 열리는 결승전 때 모처럼 거리응원전 준비에 나섰다. 장소는 서울 광화문광장이다. 축구협회의 광장 사용 신청을 서울시가 승인했다.

대구시민 이호동(30)씨는 “스무 살도 안 된 친구들이 답답함을 시원하게 날려줘 그저 고마울 따름”이라며 “결승전은 친구들과 호프집에서 단체로 응원하면서 관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박지윤 기자 luce_jy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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