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이렇게 무기력해서야, 지역 치안이 유지 될까요?”
전남 함평군청에서 1인 시위를 하는 주민을 무자비하게 폭행하는 동영상이 주민들 사이로 돌아다니면서 경찰 치안이 도마에 올랐다. 함평골프장 건설에 반대하는 장기집회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건설사와 주민간의 폭행사건이 발생했다.
12일 함평경찰서와 군청, 주민 등에 따르면 전날 낮 12시49분쯤 함평군청 입구 도로에서 1인시위 중인 주민 A씨를 골프장 건설 반대시위를 하던 지역 모 건설사 직원 B씨가 폭행, A씨는 인근 병원에서 입원 치료중이다.
A씨는 지역 한 건설사의 장기간 집회로 상권에 악영향을 미치고, 소음 발생에 따른 피해를 입고 있다며 다른 주민들과 함께 릴레이 1인시위를 벌이고 있는 과정에서 폭행을 당했다.
이 폭행현장은 4분36초 동영상에 그대로 노출됐다. 이 동영상에는 건설사 직원인 B씨가 자신이 다니는 건설사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이유로 A씨의 얼굴을 손으로 무자비하게 폭행했다. B씨는 A씨에게 욕설과 함께 폭언ㆍ협박도 일삼았다. 이어 B씨는 A씨에게 “이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죽일 수도 있다”고 협박했다. 적반하장으로 주위에서 안타까워하며 지켜보는 주민들을 향해 경찰에게 오히려 신고하라고 목소리도 높였다.
더욱이 B씨는 경찰 승합차가 사건현장을 돌아보고 있는 상황에서도 A씨의 손을 잡고 심한 욕설과 함께 자신의 얼굴을 때리는 장면을 연출하며 “자신도 맞았다”고 같이 처벌해 줄 것을 요구하는 등 경찰공권력에 도전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 광경을 목격한 한 주민은 “경찰이 왜 이런 사람을 구속하지 않고, 봐주고 있는지 모르겠다”며“함평이 무법천지인데도 경찰은 구경만 하고 있다”고 불만을 털어났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어제 B씨를 폭행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A씨가 진단서를 제출하면 상해 혐의를 추가할 방침”이라며“출동한 경찰이 자리를 떠난 것이 아니라 주차한 후 조치를 취했고, 법에 따라 원칙을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B씨는 골프장 건설에 찬성하는 또 다른 주민을 폭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한편 광주 모 건설업체가 함평군 대동면 일대에 27홀 규모의 골프장 건설을 추진하자 B씨가 근무중인 건설업체와 일부 주민들은 농약사용으로 지하수가 오염될 수 있고 친환경유기농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며 장기간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박경우 기자 gwpark@hankookil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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