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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중국에 건넨 ‘깜짝 선물’은 북한 불법 환적 사진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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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중국에 건넨 ‘깜짝 선물’은 북한 불법 환적 사진첩

입력
2019.06.12 16:24
수정
2019.06.12 19:09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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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섀너핸 국방대행, 샹그릴라 대화서 중국 국방부장에 주자 놀란 기색”

미국 “북한, 석유 수입 한도 위반” 유엔 안보리에 항의 서한 보내

패트릭 섀너핸(왼쪽) 미국 국방장관 대행이 지난 1일 싱가포르 아시아안보회의에서 웨이펑허 중국 국방부장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싱가포르=AP 연합뉴스
패트릭 섀너핸(왼쪽) 미국 국방장관 대행이 지난 1일 싱가포르 아시아안보회의에서 웨이펑허 중국 국방부장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싱가포르=AP 연합뉴스

미국이 중국에 당혹스러운 ‘깜짝 선물’을 전했다. 중국 해안 인근에서 북한이 대북 경제 제재를 위반하는 장면을 담은 사진첩이다. 패트릭 섀너핸 미국 국방장관 대행은 싱가포르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웨이펑허(魏鳳和) 중국 국무위원 겸 국방부 부장을 만나 이 사진첩을 건넸다고 11일(현지시간) AP 통신이 보도했다. 중국의 대북 재제 협력을 촉구하기 위한 섀너핸 대행의 아이디어다.

AP 통신은 미국 국방부 당국자를 인용해, 섀너핸 대행이 샹그릴라 대화에서 웨이펑허 부장과의 회담 초반에 ‘사진첩’을 건네며 “선물”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32쪽 분량의 사진첩에는 북한 선박의 불법 유류환적 장면을 포착한 사진과 위성 이미지가 포함돼 있었으며 다수 사진에는 날짜와 시간, 장소, 설명이 곁들여져 있었다.

미 국무부가 지난해 10월 26일 공개한 북한선박 백마호의 불법 유류 환적 장면. 미국 국무부 트위터 캡처
미 국무부가 지난해 10월 26일 공개한 북한선박 백마호의 불법 유류 환적 장면. 미국 국무부 트위터 캡처

웨이펑허 부장은 '선물'을 받아들고는 놀란 것 같았으며 사진첩 내용이 뭔지 파악되자 곧바로 이를 참모에게 넘겨줬다고 AP통신은 전했다. AP통신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사진첩에는 인공기를 단 유조선 금운산3호가 파나마 선적 유조선 옆에서 다수의 호스로 연결된 사진이 들어있었다. 촬영날짜는 2018년 6월 7일로 표기됐다. 또다른 사진에는 북한 선박 안산1호가 북한 남포항에서 해저 파이프라인으로 정제유를 내리는 모습이 들어있다고 AP는 전했다. 유엔은 지난해 10월 이 환적이 유엔 결의 위반이라고 판단하며 두 선박을 제재한 바 있다.

섀너핸 대행은 회담에서 웨이펑허 부장에게 “미국과 중국 해군이 이런 유엔 제재 위반을 막기 위해 협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섀너핸 대행은 회담 다음날 열린 안보 컨퍼런스에서도 “(웨이펑허 부장에게) 아름다운 책을 줬다”면서 “이것이 우리가 협력할 수 있는 지역이라고 말했다”고 했다고 AP는 덧붙였다. .

이 ‘선물’ 책자에 들어가는 사진과 정보는 섀너핸 대행에 의해 기밀해제하는 과정을 거친 것으로 전해졌다. 섀너핸 대행의 ‘선물’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최근 보도로 알려진 바 있지만 상세한 내용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미국은 북한이 유엔 대북 제재에 규정된 수입 한도를 초과해 석유를 수입하고 있다는 항의 서한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출했다고 11일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호주와 프랑스, 일본, 독일 등 미국의 일부 동맹국들도 서한에 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 주재 미국 대표부는 서한과 함께 북한의 불법 석유 환적 의혹에 대한 상세한 보고서도 첨부했다. 보고서에는 “북한이 계속 석유제품을 수입하는 한 유엔 결의는 의도한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는 내용이 담겼다고 외신은 전했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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