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횡령 등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 받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12일 서울고법에서 열리는 속행공판에 출석하던 중 손수건으로 눈을 닦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이 공식적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 혐의에 수뢰액 50억원을 추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은 검찰의 이 같은 행위가 피의사실 공표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 정준영)는 12일 이 전 대통령 공판에서 “검찰 측에서 삼성 뇌물건과 관련해 공소장 변경신청을 위한 기일 지정을 요청했다”며 “검찰이 신청서를 제출하면 변호인 의견을 들은 뒤 허가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지난 달 말 국민권익위원회로부터 이 전 대통령의 다스(자동차부품회사) 관련 뇌물 사건에 대한 제보와 근거자료를 이첩 받았다며 지난 10일 재판부에 관련 의견서를 냈다. 삼성이 로펌 ‘에이킨 검프’를 통해 50여억원에 이르는 다스 소송비용을 추가로 지원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통령은 다스의 미국 소송비 명목으로 삼성에서 67억원 가량을 받은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 재판부는 이중 61억8,000만원만 뇌물로 봤다. 검찰의 공소장 변경 신청이 받아들여져 유죄가 인정될 경우 수뢰액이 110억원대에 달하게 된다. 1심 재판부는 뇌물 이외 다른 혐의까지 합해 15년형을 선고한 바 있다.

이 전 대통령 측은 검찰 주장에 즉각 반발했다. 변호인 측은 “추가뇌물 부분이 미리 언론에 보도되면서 피의사실 공표가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또 검찰이 의견서를 내면서 관련 자료를 첨부해둔 것도 문제 삼았다. 공소장 변경신청과 함께 증거로 제출될 자료는 미리 재판부에 낸 것은 위법하다는 논리다. 재판부는 변호인 측 주장을 받아들여 검찰 의견서에 첨부된 자료를 검찰에 되돌려줬다. 재판부는 14일 검찰과 변호인 양측 주장을 들을 예정이다.

일부에선 검찰의 공소장 변경 신청이 거부되리라는 예측도 내놓는다. 이미 재판이 상당히 진행돼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는데 이제 와서 범죄사실을 추가하는 건 피고인에게 불리하기 때문이다. 부장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항소심이라 사실관계를 다툴 기회가 한번 밖에 없기 때문에 이 경우 차라리 따로 기소해 재판하는 게 더 맞다”고 말했다.

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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