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는 공공기숙사 입주 대학생을 모집할 때 남성 비율을 15%로 제한하고 1인실을 여학생에게만 배정하는 건 성차별이라 해당 기숙사 대표에게 개선을 권고했다고 12일 밝혔다. 서울 서대문구의 A기숙사가 성별을 이유로 남학생을 차별한다는 진정에 대해 내놓은 판단이다.
2014년 문을 연 A기숙사는 대학생의 주거안정을 위해 교육부와 서대문구가 무상 제공한 부지에 공공기금으로 세워진 최초의 대학생 연합기숙사다. 이 기숙사는 “당초 남녀 5대 5 비율로 입사생을 채우려 했지만 개관 당시 남학생 신청 비율이 16%에 불과해 지금까지 남성 15%, 여성 85% 비율로 배정해 왔다”고 주장했다. 1인실을 여학생에게만 배정하는 문제에 대해선 “1인실은 남녀 구분 없이 장애인 학생을 위해 만들었는데, 개관 이후 1인실을 지원한 장애남학생이 없어 장애여학생에게만 배정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인권위는 “최근 3년간 남학생의 지원 비율이 26.4%까지 증가했는데 이런 추이를 반영하지 않고 개관 당시 적용한 성별 비율을 유지하는 건 남학생을 차별하는 것”이라며 A기숙사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어 인권위는 “공공기금으로 마련된 시설임을 감안할 때 특별 성별을 우대해야 할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1인실 입사를 희망하는 남학생이 없었을 수도 있지만, 1인실의 경우 장애여학생을 우선 선발한다고 안내한 것은 1인실을 희망하는 장애남학생을 배제했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