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2일 오후 주아세안 대표부에서 림 족 호이 아세안 사무총장과 아세안 주재 각국 대사, 인도네시아 정부 관계자 등 70여명을 초청해 주아세안 대표부 신청사 개소식을 가졌다. 주아세안 한국 대표부 제공

주인도네시아 대사관에 셋방살이를 하던 주아세안 대표부가 최근 독립했다. 독립건물 1개층에 마련된 신청사로의 이전에 맞춰 5명에 불과하던 인력도 14명으로 늘었다. 2017년 5월 문재인 대통령 취임 직후 인도네시아를 포함한 아세안 각국에 특사단을 파견하면서 ‘4강 수준의 아세안 외교’ 신호탄을 쏘아 올린 지 2년 만에, 신남방정책을 역점 추진할 전진 기지가 꾸려진 것이다. 앞서 정부는 주아세안 대표부의 위상을 미중러일 4강국 공관 수준으로 격상하고 그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국장급 대사를 차관급으로 격상했다.

뿐만 아니라 그동안 정부는 신남방정책 실현을 위해서 신남방정책특별위원회를 구성했으며, 정상 차원에서도 이미 협력관계를 공고히 구축했다. 지난 2년 동안 문 대통령은 아세안 7개국을 순방하면서 정상회담을 통해 아세안을 향한 한국정부의 정책 방향과 취지를 설명했다. 또 외교부는 정부의 신남방 정책에 부응하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아세안국을 신설했다. 신남방정책의 구상이 구체화하고 있음을 확연히 느끼게 된다.

이 과정에서 오는 11월 25, 26일 부산에서 개최되는 한ㆍ아세안 특별정상회담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행사다. 한ㆍ아세안 대화관계 수립 30주년을 기념하고, 문재인 정부의 핵심 어젠다인 신남방정책의 랜드마크적 행사일 뿐만 아니라, 지난 2년여 동안 정부가 펼친 노력에 대한 아세안 회원국들의 평가 자리도 겸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특별정상회의는 2009년(제주도), 2014년(부산)에 이어 한국에서 세 번째로 개최되는 외교 행사다. 현 정부 최대 규모 국제회의로, 아세안 10개 회원국 정상은 물론이고 기업인 등 최소 1만명 이상 참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번 행사의 초점은 무엇보다 한국과 아세안 간 호혜적 경제 협력을 통한 ‘상생번영 공동체’ 조성에 맞춰져야 한다. 사람중심의 공동체 건설이 신남방정책의 목표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아세안에서 막대한 무역 흑자를 올리고 있는 한국은 얻는 것에 비해 베푸는 데 인색한 나라로 비치는 게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상생번영을 위한 방안을 진지하게 고민해 보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 될 것이다.

신남방정책은 외교 다변화를 지향하는 정책이지만 최근 분위기를 보면 경제적 이익에 치중해 그 관심이 특정 국가에 집중되고 있는 현상은 많은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신남방정책을 성공적으로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한 국가보다 다변화된 아세안 접근법이 요구된다.

이를 위해서 신남방정책에 대한 아세안 각국의 인식이 어떤지를 조사하고, 필요사업에 대한 의견을 수렴해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이를 통해 우리의 관심이 아세안 각국에 골고루 있다는 사실을 정상회의에서 확인시켜 줄 수 있을 것이다.

또 정상회의에서는 보다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쌍방향 문화교류 방안이 모색되어야겠다. 현재 서울의 한ㆍ아세안센터와 부산의 아세안문화원이 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양 기관은 아세안 문화 소개를 통해서 아세안에 대한 우리사회의 인식의 지평을 넓혀 궁극적으로는 아세안 국가사람들의 한류사랑을 더욱 각별하게 만들고 있다. 이번 정상회의기간 중 2014년 정상회의의 주요한 성과물로 만들어진 아세안문화원을 정상들이 직접 방문해 본격적으로 아세안류가 한국사회에 널리 알려질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한다면 그 의미가 도드라질 것이다.

선거를 통해 최근 재집권한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는 각각 부산에서 열릴 한ㆍ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동아시아 정상회의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초대할 것을 제안한 바 있다. 모두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아세안의 바람이 반영된 것들이다. 앞으로 남은 5개월여 동안 철저한 준비로 특별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이끌고,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견인하기 위한 한국과 아세안의 다양한 노력들이 이번 정상회의를 통해서 결실을 맺기를 바란다.

김홍구 부산외국어대 동남아창의융합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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