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결승으로 이끈 막내 이강인(18ㆍ발렌시아)이 이제 대회 최우수선수에게 주어지는 골든볼 영예에 성큼 다가섰다.
정정용(50)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2일(한국시간) 오전 폴란드 루블린의 아레나 루블린에서 열린 2019 FIFA U-20 월드컵 4강전에서 최준(20ㆍ연세대)의 결승골을 끝까지 지켜내며 1-0으로 승리했다. 전반 39분 이강인의 프리킥을 최준이 해결했다. 이로써 한국은 1983년 멕시코대회 4강 성적을 넘어 결승에 진출했다. 한국 남자 축구가 FIFA 주관대회 결승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네갈과의 8강전에서 1골 2도움으로 펄펄 날았던 이강인은 4강전에서도 결승골을 도우며 ‘에이스’임을 입증했다. 이번 경기까지 6경기에서 4번째 도움을 기록한 그는 도움 공동선두에 올랐고, 더불어 한국이 우승까지 해낸다면 골든볼을 차지할 가능성도 크게 높아졌다.
조별리그 포르투갈전과 남아프리카공화국 전에서 예열을 마친 이강인은 아르헨티나와 3차전에서날카로운 왼발 크로스로 선제골을 도왔고 돋보이는 기술로 한국을 16강으로 이끌었다. 16강 일본전과 8강 세네갈전에서도 그는 전천후 활약했다. 4강에서는 전반 39분 프리킥 세트피스에서 최준의 결승골을 도운 패스가 압권이었다. 상대 수비가 정돈되기 전에 정확한 땅볼 패스로 순식간에 에콰도르의 수비를 무너뜨렸다. 최준이 트래핑 없이 곧바로 슈팅으로 연결할 수 있을 만큼 정확하고 차기 좋은 속도로 찔러줬다. 또 전담 키커로 나서 날카로운 프리킥과 코너킥을 선보였고, 개인기는 성인팀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현란했다.
골든볼은 대체로 결승에 진출한 국가 중에서 나온다. 결승 상대인 우크라이나의 다닐로 시칸이 4골을 기록해 득점부문 2위에 올라 있다. 세르히 부레트사가 3골 2도움, 포포브는 3골을 넣었다. 한국에서는 장신 공격수 오세훈(20ㆍ아산)이 2골을 넣었다. 이밖에 결승행은 좌절됐지만, 안드레아 피나몬티(이탈리아)가 4골을 넣었다. 이강인의 골든볼 경쟁자들이다. 이강인은 1골과 4도움을 올리며 공격포인트 4개를 기록했다. 결승에서 진정한 주인공이 가려질 여지가 크지만, 이강인이 공격포인트 외에도 보여준 활약이 크기에, 골든볼 수상은 결코 꿈이 아니란 분석이다.
역대 U-20 골든볼 수상자들 면면은 화려하다. 디에고 마라도나(아르헨티나ㆍ1979년), 세이두 케이타(말리ㆍ1999년),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ㆍ2005년) 세르히오 아게로(아르헨티나ㆍ2007년), 폴 포그바(프랑스ㆍ2013년) 등이 역대 골든볼 주인공이다.
한국 선수가 FIFA 주관대회 최우수선수 순위권에 이름을 올린 경우는 세 차례 있었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홍명보가 브론즈볼, 2010년 독일 U-20 여자월드컵에서 지소연이 실버볼, 2010년 트리니다드토바고 U-17 여자월드컵에서 여민지가 골든볼을 차지했다. 이강인이 만약 골든볼을 차지한다면서 여민지에 이어 두 번째 골든볼을 들게 된다.
루블린(폴란드)=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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