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이닝 1실점 6K… 중간 계투 실점으로 승패 기록 못해
9경기 연속 QS + ERA 1위 고수… 트라웃 상대로도 완승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2ㆍLA다저스)이 시즌 10승과 개인 통산 50승, 그리고 한국인 최초 빅리그 8연승 기록을 다음 경기로 미루게 됐다. 류현진은 그러나 9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이어갔고, 평균자책점도 1.36으로 빅리그 1위를 고수했다. 리그 최고 타자 LA 에인절스의 마이크 트라웃(28)과의 대결에서도 완승을 거뒀다.
류현진은 11일(한국 시각) 미국 애너하임의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MLB 인터리그 LA 에인절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6이닝 7피안타(1피홈런) 1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10승 요건을 채우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99개의 공을 던져 6개의 삼진을 빼앗았고 볼넷은 없었다. 하지만 후속 계투진이 실점을 허용하면서 승리를 날렸다. 다저스는 3-5로 패했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1.35에서 1.36으로 소폭 올랐지만, 여전히 이 부문 MLB 전체 1위를 지켰다. 2위는 마이크 소로카(애틀란타ㆍ1.38)다. 류현진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이런 경기도 야구의 일부다. 선발 투수로 역할을 다한 것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이날 초반 류현진은 생각처럼 제구가 되지 않아 공이 다소 스트라이크존 가운데에 몰렸다. 2회에는 홈런도 허용했다. 3-0으로 앞선 2회 말 1사 후 콜 칼훈에게 시속 128㎞짜리 커브를 던지다 홈런을 맞았다. 류현진이 홈런을 허용한 것은 지난 4월 27일 피츠버그전 이후 8경기 45일 만이다. 지난 5월 26일부터 이어온 연속 이닝 무실점 기록도 19이닝으로 끝났다.
하지만, 위기관리 능력은 여전히 빛났다. 1회말 3번 알버트 푸홀스에게 첫 안타를 허용했지만 날카로운 견제구로 1루에서 푸홀스를 잡아내며 위기에서 벗어났다. 2회 1사 2루에서도 삼진과 투수 땅볼로 위기에서 스스로 벗어났다. 5회가 압권이었다. 하위 타선에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무사 1ㆍ2루가 됐지만, 후속 타자를 삼진과 2루 땅볼로 유도하면서 2사 1ㆍ3루를 만들었다. 이어 리그 최고의 힘과 기술을 겸비한 것으로 평가 받는 트라웃이 타석에 들어섰다. 류현진은 2스트라이크를 먼저 잡으면서 주도권을 잡은 뒤 3구째 빠른공을 트라웃의 유일한 약점으로 꼽히는 몸쪽 높은 곳으로 꽂아 넣었다. 현지 중계진도 감탄사를 내뱉은 절묘한 코스였다. 하지만 구심의 손은 올라가지 않았다. 이어진 2-3 풀카운트에서 류현진은 역으로 승부했다. 트라웃이 가장 잘 치는 바깥쪽 코스로 정면 승부를 선택한 것이다. 시속 140㎞짜리 커터가 트라웃의 바깥쪽 스트라이크존에 걸쳤고, 트라웃의 방망이는 허공을 가르며 헛스윙이 됐다. 류현진은 주먹을 불끈 쥐며 마운드를 내려왔다. 류현진은 “그 공(바깥쪽 커터)을 최대한 안 보여준 뒤, 마지막에 던졌는데 통했다”고 말했다.
리그 신인왕(2012), 올스타 7회, 리그 MVP 2회, 실버슬러거상 6회 등 각종 상을 휩쓸며 리그 최고 몸값(12년간 4억2,650만 달러)을 자랑하는 트라웃이 10타석 이상 상대한 투수 중에 안타를 하나도 만들지 못한 투수는 류현진이 유일하다. 이날도 3타수 무안타 등 류현진 상대 통산 10타수 무안타로 천적에 가깝다. 트라웃은 류현진이 내려가자마자 7회 3-3 동점을 만드는 중월 2점 홈런을 쳤다.
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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