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여 지나 김민기 원장 첫 조사… 노조, 시민단체 “청소노동자 사망 규명 되겠나”
‘태움’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서울의료원 간호사의 사망 사건에 대한 진상조사위원회에 김민기 원장이 처음 출석했다. 3개월여간 진행된 진상조사의 마지막 날에야 책임자 격인 김 원장에 대한 조사가 처음으로 이뤄진 것이다. 노조와 시민단체는 조사가 제대로 되지 못했다고 비판하며 김 원장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서울의료원 직장 내 괴롭힘에 의한 고(故) 서지윤 간호사 사망 사건 시민대책위’(대책위)는 11일 오전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원장이 연이은 서울의료원 노동자들의 사망사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1월 서울의료원에서 근무하던 서 간호사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는데, 사망 배경에 간호사 조직 내 집단 괴롭힘을 뜻하는 태움이 있었을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 5일 청소노동자 심모씨(60)가 숨진 것 역시 과로사로 추정된다는 게 노조 측의 주장이다. 심씨는 올해 들어 12일 연속 근무를 여러 차례 했으며 패혈증으로 숨지기 직전에도 주말을 포함한 12일 연속근무를 했다.
대책위는 “태움 사건 규명도 제대로 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심씨의 사망 원인은 더 밝히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서울시가 노동자들이 과로 등으로 사망하는 서울의료원의 구조적 문제를 개선하라”고 요구했다. 김진경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지역지부장은 “노동자들의 사망사건 뒤에는 병원장 선호도 등에 따라 조직이 편제되고 간호사 업무 배치가 좌우되는 등 비민주적인 의료원 운영 문제가 있다”며 “이를 주도하고 방관한 김 원장은 사퇴해야 한다”고 말했다.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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