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동경찰서는 허위로 오토바이 교통사고 신고를 한 뒤 보험금을 타낸 혐의(보험사기방지특별법 위반)로 조모(28)씨와 김모(23)씨를 구속송치하고 일당 1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1일 밝혔다.
대부분 같은 배달 대행업체 소속 직원들인 이들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경기 성남시 중원구 일대 좁은 골목길에서 오토바이로 교통사고 역할극을 펼치며 합의금이나 치료비 명목으로 보험사에서 약 3,000만원을 뜯어낸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조씨 등은 서로서로 쌍방 운전자 역할을 맡거나 운전자 및 보행자로 역할을 바꿔가며 ‘사고 연극’을 이어갔다. 보험사에 전화를 걸어선 “좁은 골목길을 지나다 보행자를 못 보고 접촉하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사고접수를 한 뒤 합의금이나 치료비 명목으로 보험금을 타냈다.
이들은 배달 오토바이 노동자로 일하다 사고 난 경험을 토대로 상호간 합의만 잘 되면 보험사 직원이 굳이 현장에 오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보험사에 전화를 걸었을 땐 가해자와 피해자가 서로 처음 보는 사람인 것처럼 연기를 했다. 심지어 현장에 나가보지도 않고 집 안에서 인터넷 지도를 보며 보험사에 전화를 걸어 사고 접수를 하기도 했다. 이렇게 받은 보험금은 20차례에 걸쳐 3,000만원에 이르고, 한번에 많게는 200만원까지 타냈다.
경찰은 보험사들로부터 의심 첩보를 입수한 뒤 3개월 동안 추적해 조씨와 김씨를 각각 4월 30일과 지난달 24일 구속했다. 주범 중 한명인 박모씨는 조씨가 구속된 뒤 필리핀으로 도주했다. 경찰 관계자는 “입국 시 통보요청을 해 놓은 상태”라며 “지명수배자들을 조속히 검거하고 다른 허위 보험사기 사건에 대해 수사를 확대해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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