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여사, 2011년 김 위원장 사망 시 방북 조문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 힘써온 이희호 여사가 10일 밤 별세하면서 북한이 조문단을 파견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 여사가 생전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함께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했기 때문에 이번에도 북한이 예우 차원에서 조문단을 파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조문단 파견을 계기로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후 교착 상태에 빠진 남북관계에서 대화의 물꼬가 터질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이 여사는 김 전 대통령 사후에도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으로 활동하며 한반도 평화에 힘써왔다. 특히 2011년 1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당시 방북해 상주였던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직접 만난 바 있다. 또 2015년 김정은 위원장의 초대로 김대중평화센터 관계자들과 함께 평양을 방문하기도 했다.
북한은 남북관계가 그리 좋지 않았던 이명박 정부 때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서거하자 조문단을 파견한 적도 있다. 2009년 8월 18일 김 전 대통령이 서거하자 북한은 다음날 애도하는 조전을 보내고, 김대중평화센터의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 앞으로 조문단을 파견하겠다고 통지했다.
사흘 뒤인 21일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겸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 김기남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 등 6명의 조문단이 방한했다. 조문단은 방한 첫날 조의를 표하고 이튿날 현인택 통일부 장관을 만났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사실상 첫 남북 고위급 회담이었다. 이들은 23일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예방하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대남 특사’의 임무도 수행했다.
2009년 김 전 대통령 조문단 파견 당시 특사급 인사들이 방문한 사실로 비춰볼 때 이번에도 비슷한 급의 인사들로 조문단을 구성할 것이란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북한이 하노이 회담 이후 의도적으로 남북대화를 피하고 있고, 김 전 대통령 서거 때와 달리 장례 기간이 짧아 의례적인 조전만 보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여사의 장례는 14일 사회 각계 대표가 거행하는 사회장으로 치러진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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