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정신의학회 등 5개 의학회, “게임중독은 게임산업과 무관” 성명
대한신경정신의학회 등 국내 5개 의학회가 세계보건기구(WHO)의 ‘게임 중독(게임사용장애·Gaming Disorder)’ 질병 분류에 대해 지지하는 성명을 내놨다.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대한신경정신의학회·대한예방의학회·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한국역학회는 10일 “WHO 회원국 총회에서 게임사용장애가 포함된 ‘국제질병분류체계(ICD) 11판’이 만장일치로 승인된 것을 지지한다”며 “소모적 공방을 멈추고 국내 적용 절차를 차분히 진행하자”고 촉구했다.
이들 5개 의학회는 “게임사용장애가 질병으로 등재된다고 대다수의 건강한 게임사용자를 잠재적 환자로 낙인 찍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들 학회는 “WHO 결정은 50여개의 장기 추적연구와 1,000여편의 뇌기능연구 등 확고한 과학적 근거에 의해 제안된 것으로, WHO의 결정에 과학적 근거가 없다는 무모한 비방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했다.
WHO는 ICD 제11판을 승인하면서 정신건강 영역에 ‘행위중독’ 분야를 포함하고, 그 안에 게임사용장애를 첫 등재했다. 새로 등재된 질병코드는 2022년 1월부터 발효된다.
5개 의학회는 “이번 WHO 결정은 새로운 건강문제에 대한 진단체계 등재가 본질인데 게임업계와 일부 정부 부처 등에서 본질과 무관한 게임과 게임산업 가치 찬반의 흑백논리로 몰고 있어 심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5개 의학회는 “행위 중독으로서 게임사용장애는 복합적 요인으로 발생하는 정신행동장애 상태를 의미하는 것이지 대다수 건강한 게임사용자를 잠재적 환자로 낙인 찍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게임사용장애는 도박장애, 알코올사용장애와 같이 뇌속 도파민 회로의 기능 이상을 동반하며 일상생활 기능에 심각한 장애를 초래하는 실제 존재하는 질병상태이므로 효과적인 건강서비스가 제공돼야 한다”고 했다.
5개 의학회는 “특히 두뇌 발달 과정에 있는 소아청소년기에는 이런 중독문제로 인해 언어 발달, 학업, 놀이, 교우관계에서 균형 잡힌 성장과 발달이 저해되는 폐해가 크다”고 경고했다.
이들 의학회는 “최근 게임업계, 게임친화적 매체, 게임업계와 이해관계를 공유하는 일부 학계 등을 통해 주장되고 유포되는 WHO 결정에 대한 비판은 왜곡된 사실관계와 극단적 과장 등에 근거한다”고 했다. 이들은 특히 “국민 건강을 최우선시해야 할 정부 부처가 게임업계 이익을 더 대변하고, 보건의료 분야 전문성에 대해 몰이해를 드러내는 점은 매우 개탄스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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