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신 피부가 심하게 훼손된 채 구조된 강아지 ‘기적이’의 근황이 알려졌다. 병원에서는 퇴원해 유기동물보호단체 관계자의 자택으로 옮겨졌지만, 앞으로도 긴 통원 치료가 남은 상황이다.
기적이를 구조해 치료 및 보호 중인 유기동물보호단체 ‘내사랑바둑이’ 관계자 A씨는 10일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필요한 수술은 다 받았고 앞으로 계속 드레싱을 해주면서 경과를 지켜보면 된다”며 “위험한 고비는 넘겨서 대표님 집에서 통원 치료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기적이는 오른쪽 하반신에 큰 상처를 입은 채 지난달 2일 경기 남양주시에서 발견됐다. 날카로운 물체에 피부가 잘린 것으로 추정되며 상처 곳곳이 괴사된 모습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퍼졌다. 깊은 상처 때문에 치료 과정에서도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학대 정황은 외상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부분에서도 드러났다. 단체 측 설명에 따르면 기적이는 이름을 불러도 얼굴을 돌려 거부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관계자는 “마음의 문을 열만도 한데, 손만 가까이 가면 최대한 구석으로 붙어 몸을 떨며 대소변을 본다. 밥도 불을 꺼줘야만 먹는다. (밥을 주면) 전부 엎어 검사하고 조심스레 골라 먹는다”고 전했다.
기적이를 학대한 사람의 정보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단체 측은 “구조 당시 학대 현장을 신고받은 게 아니라 학대받은 후 고통스러워하는 기적이를 구하러 가신 것 같다. 우선 치료를 어느 정도 마친 뒤 신고자나 구조 장소 등 자세한 사항을 알아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적이는 치료를 마친 뒤 일반 가정에 입양될 예정이지만, 그 시기는 현재 가늠할 수 없다고 단체 측은 설명했다. 단체 관계자는 “기적이가 사람 손을 타거나 가정에서 자라진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우선 치료를 마친 뒤 입양 공고를 내겠지만, 치료하는 데 짧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정은 기자 4tmr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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