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뉴브강 상류 수문 막아 수위 낮아지고 유속도 느려져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다뉴브강에 빠졌던 허블레아니(인어)의 인양을 위한 준비작업이 10일(현지시간) 완료됐다. 인양은 11일로 결정됐다. 인양 작업이 초읽기에 들어감에 따라 실종자 가족은 물론 헝가리와 우리 정부 구조팀의 시선은 선체 내부에 있을지도 모를 실종자 수색에 집중됐다.
10일(현지시간) 머르기트 다리 아래에서는 본격 인양에 앞서 선체를 결박하는 작업이 먼저 이뤄졌다. 주말까지 ‘본와이어’로 선체 세 곳을 묶는 작업과 유실방지 설비를 설치하는 작업을 마친 가운데 이날 오전에는 마지막 본와이어 1개를 결속하고 인양선 클라크아담의 크레인과 4개의 본와이어를 결속하는 작업이 진행됐다.
작업은 느린 속도로 진행됐다. 다뉴브강의 빠른 유속을 감안했을 때 인양 과정에서 선체가 균형을 잃고 흔들리거나 심할 경우 힘이 제대로 분산되지 않아 두 동강날 수도 있기 때문에 최대한 신중히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 잠수사들이 물 속에서 서로 엉키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헝가리 당국이 동시 잠수인원을 1명으로 제한해 속도는 더욱 느렸다. 강바닥에 깔린 콘크리트 조각 때문에 와이어가 꼬이는 등 작업 환경도 여의치 않았다.
인양에 앞서 정부합동신속대응팀과 헝가리 당국은 유실가능성 방지 작업에 힘을 쏟았다. 헝가리 당국은 앞서 창문과 손상된 출입문에 그물망과 유실방지용 바를 설치했다. 또 인양 중간 선체에서 빠져나오는 실종자를 구조하기 위해 선박 여러 척이 배치될 예정이다. 우리 신속대응팀 인양 및 수색 작업 현장 지휘관인 송순근 주헝가리 한국대사관 국방무관(육군 대령)은 10일 “선체가 균형을 잃고 시신이 유실되거나 최악의 경우 선박이 파손되는 경우를 우려해 헝가리 전문가들과 세부 계획을 논의하고 있다”며 “선체 아래쪽에 걸려있던 실종자가 인양과 함께 떠오를 수 있어 선박 뒤쪽에도 수색 인력을 배치했다”고 밝혔다.
다행히 기상과 수심 등 주변 환경은 인양 준비 작업에 호조건이었다. 알프스에 쌓인 눈이 서서히 녹으면서 증가하던 수위는 슬로바키아에서 헝가리 당국의 요청으로 수문을 막아 수량을 줄이면서 점차 낮아졌다. 8일 오전 7시 474㎝에 달했던 다뉴브강 수위는 9일 오후 9시 463㎝, 이날 오전 5시 456㎝로 점차 줄어들었다. 수위가 낮아지며 크레인이 선체를 들어올릴 거리가 그만큼 줄어들었고 유속도 느려져 선체의 흔들림도 따라 줄었다.
인양 준비 작업이 종료된 만큼 11일 클라크 아담이 허블레아니호를 크레인으로 들어올리며 본격 인양 작업이 시작된다. 선박이 바지선에 올려지기에 앞서 우선 선체 수색 작업이 시작될 전망이다. 배 앞머리인 조타실에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헝가리인 선장을 찾기 위해 헝가리 측 대원이 먼저 선박에 진입할 예정이다. 이후 대원들은 선미 쪽 갑판을 수색하고 부서진 의자나 천막 등 흔들리거나 떨어져 안정적인 인양을 방해할 수 있는 구조물을 제거한다. 이후 선박을 더 들어올려 창문을 깨고 물을 빼낸 뒤, 어느 정도 빠지면 우리 대원 2명도 선체 내부로 진입해 시신 수습 등에 나선다. 송 무관은 “선박의 균형을 깨지 않기 위해서 ㎝ 단위로 신중하게 인양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부다페스트=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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