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클 트라우마’ 없는 듯 공·수 안정… 본모습 찾을지 주목
피츠버그 강정호(32)가 1,361일 만에 유격수 포지션을 맡고는 전광판을 직접 때리는 대형 홈런 아치를 그렸다.
강정호는 10일(한국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밀러 파크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밀워키와 원정 경기에 7번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0-0으로 맞선 2회초 2사 1루에서 시즌 5호 대포를 가동했다. 상대 선발 체이스 앤더슨의 초구인 시속 155㎞ 강속구를 그대로 걷어 올려 전광판 하단을 맞히는 비거리 139m의 큼지막한 홈런이었다. 강정호의 홈런은 지난 4월 25일 애리조나전 이후 46일 만이다. 피츠버그 구단 트위터는 “전광판 안 깨졌나요”라며 강정호의 괴력에 놀라워했다.
전날 타격 부진과 부상이 겹쳐 마이너리그에 내려갔다가 빅리그로 복귀한 강정호는 이후 타석에서 안타를 추가하지 못했다. 4타수 1안타 2타점으로 경기를 마쳐 시즌 타율은 0.132에서 0.137로 약간 올랐다.
팀은 2-5로 패했지만 강정호는 수비에서도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2015년 9월 18일 시카고 컵스전 이후 1,361일 만에 주 포지션인 유격수로 돌아가 까다로운 타구를 안정적으로 처리했다. 강정호는 4년 전 당시 유격수 수비를 하다가 상대 주자 크리스 코글란의 거친 슬라이딩에 무릎을 크게 다친 악몽이 있다. 히어로즈 시절 유격수였던 강정호는 2015년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첫해 3루수로 54경기, 유격수로 49경기에 선발 출전했지만 무릎을 다친 뒤에는 3루수로만 뛰었다.
최근 마이너리그 재활 경기에서 3루수와 유격수 겸업을 했던 강정호는 9일 복귀전에서 유격수 대수비로 나갔고, 10일 4년 만에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공ㆍ수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다. 강정호는 경기 후 피츠버그 지역매체 DK피츠버그스포츠를 통해 “유격수를 보는데 어렵지 않고, 편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클린트 허들 피츠버그 감독 역시 “몇 차례 호수비를 했다”며 “스윙도 훌륭했고, 꽤 좋은 결과를 냈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이 매체는 “허들 감독이 무릎 부상 이후 강정호를 유격수로 쓰지 않겠다고 했지만 의미 있는 성과를 내면 유격수로 쓸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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