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전 교체카드 적다는 비판에…“못 뛰는 선수 있는게 당연”
"경기에 못 뛰는 선수들이 나올 수밖에 없다."
한정적인 자원만 활용한다는 비판에도 파울루 벤투(50) 감독의 선수 기용 원칙은 확고했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11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이란과 친선 A매치를 치른다. 9월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을 앞둔 벤투호의 마지막 평가전이다. 대표팀은 지난 7일 부산에서 열린 호주와의 평가전에서 황의조(27ㆍ감바오사카)의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두며 A매치 3연승을 달리고 있다. 하지만 벤투 감독은 이날 단 3장의 교체카드만 사용하며 비판에 직면했다. 평가전인 만큼 다양한 선수 풀을 활용하기보다 기존 핵심 자원 위주로 기용하며 포메이션에만 변화를 준 것이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뛴 지 얼마 되지 않은 손흥민(27ㆍ토트넘)이 90분 풀타임 출전했고, 백승호(22ㆍ지로나)는 A매치 첫 출전 기회를 받지 못했다. 이정협(28ㆍ부산)과 김보경(30ㆍ울산) 등 오랜 만에 대표팀에 승선한 K리거들도 그라운드에 나서지 못했다.
벤투 감독은 10일 경기 파주 국가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선수 기용 원칙을 밝혔다. 실험보다 점검에 방점을 찍겠다는 것이었다. 벤투 감독은 “실험을 하더라도 우리 팀의 스타일과 틀은 유지하겠다”며 “지금은 월드컵 예선에서 올바른 선택을 내릴 수 있도록 팀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선수를 기용할 때는 기술적인 부분과 정신적인 부분을 두루 고려해 결정한다"며 "우리 플레이 스타일과 어울리고 팀에 필요한 선수들을 출전시킬 것"이라고 전했다
기용하는 선수가 한정적이라는 지적에 대해선 자신의 스타일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이었다. 벤투 감독은 "23명을 소집하면 경기에 못 뛰는 선수들이 나올 수밖에 없다"며 "선수들에게 모두 고른 출전시간을 주고 대표팀에 데뷔시켜주기 위해 소집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교체 카드 활용 방안에 대해서도 "교체도 경기 전에 몇 장을 쓸지 미리 결정하지 않는다"며 "상황을 보고 필요한 선수를 그때그때 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A매치 상대인 이란은 아시아축구연맹(AFC)에 속한 나라 중 가장 높은 FIFA 랭킹인 21위의 강팀이다. 최근 기세도 나쁘지 않다.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 이후 이란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은 마크 빌모츠 감독은 데뷔전이었던 7일 시리아와 평가전에서 5-0 대승을 거뒀다. 이란과의 역대 A매치 상대전적에서 한국은 9승 8무 13패로 열세다. 최근 5번의 맞대결에서도 1무 4패로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벤투 감독은 "이란은 새로운 감독이 부임한 후 한 경기밖에 치르지 않았다"며 "사령탑이 바뀐 후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상대를 완벽히 분석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이란이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공격과 수비의 특징은 유지될 것"이라며 "이를 토대로 준비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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