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니크 팀과 결승전 3-1 제압… 프랑스오픈 12번째 우승
라파엘 나달이 10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프랑스오픈 남자 단식 결승에서 도미니크 팀을 3-1로 꺾고 우승을 차지한 뒤 우승컵을 들고 관중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파리=로이터 연합뉴스

“오늘 경기는 마치 꿈 같았습니다.”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 프랑스오픈 남자 단식 결승전이 열린 10일 파리의 스타드 롤랑가로스. 우승컵을 가슴에 품은 라파엘 나달(33ㆍ2위ㆍ스페인)이 관중석에서 축하를 건넨 스페인의 전 국왕 후안 카를로스 1세에게 고개 숙여 인사했다. 하지만 그가 서있던 붉은 클레이코트의 진정한 왕은 다름 아닌 나달 자신이었다.

나달은 10일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프랑스오픈 결승전에서 도미니크 팀(26ㆍ4위ㆍ오스트리아)을 3-1(6-3 5-7 6-1 6-1)로 제압하고 정상에 올랐다. 3년 연속 대회 우승이자 개인 통산 12번째 프랑스오픈 우승이다. 12회 우승은 ATP 투어 단일 대회 최다 우승 기록이다. 나달은 영국 공영방송 BBC와의 인터뷰에서 “14년 전 처음 이 코트에 섰을 때 2019년에도 프랑스오픈에서 경기를 할 줄은 상상도 못했다”며 “지금 기분을 표현할 방법이 없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롤랑가로스는 나달의 상징과도 다름없는 대회다. 첫 출전이었던 2005년 19세의 나이로 우승을 차지한 뒤 15년 동안 단 3번을 제외하고 모두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그가 치른 프랑스오픈 95번의 경기 중 패배는 단 두 차례. 2009년 4회전 ‘킹슬레이어’ 로빈 소더링(35ㆍ은퇴ㆍ스웨덴), 2015년 8강 노박 조코비치(32ㆍ1위ㆍ세르비아)전이 유이하다. 2016년은 부상으로 3회전에서 기권했다. ‘롤랑가로스의 왕’이라 불려도 손색 없다.

나달의 롤랑가로스 우승 연대기. 왼쪽 위부터 2005, 2006, 2007, 2008, 2010, 2011, 2012, 2013, 2014, 2017, 2018, 2019년 우승. 로이터 연합뉴스

‘황제’ 로저 페더러(38ㆍ3위ㆍ스위스)마저도 프랑스오픈에선 2인자였다. 나달은 무려 4번의 결승에서 페더러에게 쓴맛을 보여줬다. 나달이 소더링에게 패했던 2009년 만이 페더러에게 우승이 허락된 유일한 해였다. 나달은 이날 그랜드슬램 18회 우승 기록을 세우며 역대 1위인 페더러(20회)를 턱밑 끝까지 추격했다. 페더러보다 다섯 살이 어린 나달이 현재 기량을 유지한다는 가정 아래 새로운 기록의 주인이 되는 것도 꿈만은 아니다.

나달의 우승은 ‘빅3’의 아성을 위협하던 ‘클레이의 왕자’ 도미니크 팀에게 본 때를 보여줬다는 데에도 의미가 있다. 나달은 한 세트를, 그것도 게임스코어 5-7로 아쉽게 내줬을 뿐 시종일관 팀을 압도했다. 나달과의 이전 프랑스오픈 3번의 맞대결에서 단 한 세트도 따내지 못했던 팀은 처음으로 세트포인트를 따내는 데 만족할 뿐이었다. 2년 연속 준우승에 머문 그는 “나달은 역대 최고 선수(GOAT) 중 한 명이 분명하다”며 “오늘 그 이유를 코트에서 직접 봤다”고 혀를 내둘렀다. 역대 3번째 최고령 프랑스오픈 우승 기록을 세운 나달은 아직 멀었다는 듯 승리 후 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타이거 우즈(44)와 빌리 진 킹(76ㆍ이상 미국), 더크 노비츠키(41ㆍ독일)를 비롯한 동료 스포츠 스타들의 축하도 쏟아졌다. 나달은 “롤랑가로스는 세계 최고의 토너먼트”라며 “내년에 다시 돌아오겠다”고 ‘왕’다운 우승 소감을 끝마쳤다.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라파엘 나달이 10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프랑스오픈 남자 단식 결승에서 도미니크 팀을 3-1로 제압하고 환호하고 있다. 파리=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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