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ㆍ요미우리신문 공동 여론조사] 대북 인식
“비핵화 위해 북한과 대화 중시” 한국인 17%P↓일본인도 5%P↓
하노이 노딜’이 영향 미친 듯… 일본인 80% “문 대통령 노력 안 해”
북한이 지난달 9일 단거리미사일을 이동식 발사차량(TEL)에서 쏘아 올리는 모습. 북한 조선중앙TV가 이튿날 공개한 화면으로, 이에 앞서 북한은 지난달 4일에도 단거리미사일을 발사한 바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 2월 말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북한과 미국의 제2차 정상회담 결렬 이후 이어지고 있는 비핵화 협상 교착 국면은 한국과 일본 국민의 ‘대북 인식 악화’에 확실히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한국의 경우, 지난해엔 남북 정상회담(4월 27일)과 제1차 북미 정상회담(6월 12일)의 잇단 개최로 한반도 긴장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면서 비핵화 방법론도 ‘북한과의 대화 중시’ 의견이 ‘압박 중시’보다 훨씬 많았던 데 반해, 올해는 그 격차가 대폭 줄어들었다.

또, 미국이 대북 경제제재를 계속 유지하는 데 대해선 한일 모두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했다. 한국보다는 일본에서 이 같은 견해가 상대적으로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북한 비핵화 해법. 그래픽=강준구 기자

한국에서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을 포기시키기 위해선 북한과의 대화를 중시해야 한다’는 응답이 43.0%, ‘경제 제재 등 압박을 중시해야 한다’는 응답이 33.9%였다. 10명 중 4명은 북한과의 대화를, 3명은 대북 압박을 각각 강조한 셈이다. ‘어느 쪽이라고 말할 수 없다’는 신중론은 22.0%였다.

이러한 조사결과는 남북 관계는 물론, 북미 관계에도 훈풍이 불었던 지난해와는 크게 대비된다. 작년 조사에선 ‘대화 중시’가 60.4%, ‘압박 중시’가 19.5%에 각각 달했다. ‘최선의 북핵 해법이 대화’라고 판단한 비율은 17.4%포인트 줄어든 반면, 압박이라고 본 비율은 14.4%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최근 북미 대화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지난달 초 북한이 단거리미사일을 두 차례 발사하는 사태까지 벌어지자 한국인들의 대북 신뢰도가 크게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지난해와 비교해 큰 차이가 없었다. 다만 작년에는 ‘대화 중시’ 의견과 ‘압박 중시’ 의견이 모두 46.0%로 동일했었지만, 올해는 ‘대화 중시’(41.0%)가 ‘압박 중시’(48.0%)보다 7%포인트 적게 나타났다. 최근 북한 관련 정세가 일본인들의 인식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미국의 대북 경제제재 지속. 그래픽=강준구 기자

북한 비핵화를 위한 미국 정부의 기본 원칙에 대해선 한일 모두 동의한다는 여론이 다수였는데, 일본의 선호도가 좀 더 높았다. ‘북한이 핵을 완전히 폐기할 때까지 북한에 대한 경제 제재를 해제하지 않겠다’는 미국의 자세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의견은 한국이 61.7%, 일본은 75.0%였다. ‘부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응답은 한국이 34.3%, 일본은 16%에 각각 달했다.

이와 관련, 문재인 대통령의 ‘역할’에 대한 한일 국민의 평가도 눈에 띈다. ‘문 대통령이 북한 핵을 없애기 위해 역할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한국인은 ‘하고 있다’(50.3%)고 답한 비율이 ‘하지 않고 있다’(44.5%)보다 약간 많았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하고 있다’가 9.0%에 그친 반면, ‘하지 않고 있다’는 무려 80.0%에 달했다. 일본인의 부정적 평가가 훨씬 많긴 하지만, 한국에서도 문 대통령이 나름대로 역할을 수행한다고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지는 않다는 얘기다.

한편, 자국에 있어서 ‘향후 미국과 중국 중 어느 쪽이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생각하나’라는 질문에 한국에선 미국을 꼽은 응답자(66.1%)가 2년 전 조사 때(53.3%)보다 증가한 반면, 일본은 오히려 74.0%에서 69.0%로 감소했다. ‘중국이 더 중요해질 것’이라는 의견은 한국이 2년 전에 비해 12.3%포인트 줄었고(39.7%→27.4%), 일본(17.0%→18.0%)은 거의 같았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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