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정용 감독이 9일 폴란드 비엘스코-비아와에서 열린 2019 FIFA U-20 월드컵 8강에서 세네갈에 승리한 뒤 환호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한국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이 36년 만의 4강 신화를 이룬 과정에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있다. 바로 사령탑, 정정용 감독이다.

정 감독이 이끈 U-20 축구대표팀은 새로운 역사를 썼다. 지난 9일 폴란드 비엘스코-비아와 경기장에서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세네갈과의 8강전에서 승리하며 4강 신화를 이뤄냈다.

선수들에게 정 감독은 감독 대신 ‘선생님’이라고 불린다고 한다. 한준희 해설위원은 10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정정용 감독은 선생님이라 불릴 자격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한 해설위원은 “2008년부터 대한축구협회에서 어린 선수들을 지도하는 전임 지도자 역할을 해 왔으니까 거의 뭐 10년 이상 지금 어린 선수들을 쭉 데리고 올라오면서 지도를 하고 있다”며 “어린 선수들에게는 예전부터 신망이 깊었던 감독”이라고 말했다.

8일 오후(현지시간) 폴란드 비엘스코-비아와 경기장에서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8강 한국과 세네갈전의 경기. 승부차기 접전 끝에 4강 진출을 확정한 U-20 대표팀 이강인이 기쁨을 만끽하며 정정용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 감독에 대해 ”이론적인 연구나 공부도 상당히 많이 돼 있는 감독”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한 해설위원은 “보통 유명한 슈퍼스타 출신은 감독을 좀 쉽게 하는 반면, 정 감독 선수 경력은 어떻게 보면 전혀 화려하지 않고 우리가 쉽게 알기 어려웠던 미미한 선수 경력의 소유자라고 볼 수 있다”며 “정정용 감독이야말로 유리 천장을 파괴한 아주 좋은 모범적인 교본의 사례”라고 극찬했다. 실제로 정 감독은 프로무대에서 뛴 적이 없는 무명 선수 출신이다.

‘4강 신화’를 이룬 당일인 9일 정 감독은 언론 인터뷰에서 “우리가 개인 능력이 상대보다 나으면 굳이 그럴 필요 없는데 우리와 실력이 비슷하거나 상대가 더 좋다고 판단할 때는 여러 가지 전략, 전술을 갖고 있어야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그에게 세네갈은 ‘8강에 오른 팀 중 최고 강팀’이었다. 신체적 조건과 체력 모두 한국은 열세였지만, 정 감독의 말처럼 우리 대표팀은 “꾸역꾸역” 버텼고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비결은 전문가들의 평가대로 이론 연구와 탁월한 선수 활용 전략일 테다. 9일 경기 후 언론과 인터뷰에서 이지솔 선수는 “감독님은 ‘제갈용’”이라며 “제가 빌드업을 잘하는 편은 아니지만, 수비에서 투지를 보여주는 게 장점이다. 그런 점을 인정해주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감독님에 대한 선수들의 깊은 신뢰와 함께 오랫동안 서로 발을 맞춰온 친구들과 의기투합도 잘됐다”고 덧붙였다.

8일 오후(현지시간) 폴란드 비엘스코-비아와 경기장에서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8강 한국과 세네갈전의 경기. 후반 추가 시간 한국 이지솔이 극적인 동점 헤더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 감독이 이끄는 U-20 축구대표팀은 4강전까지 큰 압박에 시달려야 했다. 특히 16강전에서 일본을 상대했다는 점이었다. 일본을 1-0으로 누르고 8강에 오른 뒤에야 정 감독은 언론 인터뷰에서 입을 열었다. 특히 그는 “초등학생인 우리 아들이 일본전을 앞두고 그랬다. ‘아빠, 한 골 넣으면 만원, 두 골 넣으면 2만원 줄 테니 꼭 이기라’고. 애한테 용돈 받게 생겼다”고 말해 화제가 됐다.

정 감독과 대표팀은 오는 12일 오전 3시30분 폴란드 루블린에서 열리는 4강전에서 에콰도르와 결승전 티켓을 두고 대결을 펼친다.

이정은 기자 4tmr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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