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반군 후티(자칭 안사룰라)는 9일(현지시간) 예멘 국경 근처의 사우디아라비아 남부 지잔 공항을 군사용 드론(무인기)으로 공격했다고 밝혔다.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대치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후티 반군의 대(對)사우디 공습이 군사적 긴장감을 상승시키는 양상이다.
이날 dpa 통신에 따르면, 예멘 반군이 운영하는 알마시라 방송은 예멘을 “침략”하는 데 사용된 전투기 활주로 등의 시설을 표적으로 삼았다며 “이번 공격은 침략국들이 공항을 예멘을 공격하기 위한 군사기지로 쓰고 있는 데 대한 대응”이라고 밝혔다.
이번 공습으로 사우디 측이 얼마만큼의 피해를 입었는지는 즉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사우디 측도 이번 공격에 대한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후티 반군은 최근 몇 주 동안 드론과 미사일로 사우디에 대한 공격을 늘리고 있다. 후티는 특히 지난달 “사우디와 UAE의 군사ㆍ산업시설 등 핵심 표적 300여곳에 대한 자료를 축적했다”며 주요 시설에 대한 대대적 공습을 예고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후티는 지난달 26일 무장 드론을 이용해 지잔 공항의 격납고를 공격했으며, 사우디는 이를 요격했다고 주장했다. 또 같은 달 21~23일에도 지잔 공항에서 약 200㎞ 떨어진 나즈란 공항을 드론으로 공습했다. 나즈란 공항에는 패트리엇 지대공 요격 미사일 포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4일엔 사우디 국영 정유회사인 아람코 정유 시설에 대한 공습을 단행해 일부 정유 생산 작업을 중단시키기도 했다.
예멘 반군의 최근 드론을 이용한 사우디 공격은 사우디의 중동지역 최대 우방국인 사우디와 이란 간 군사적 대치 속에서 이뤄지고 있다. 미국과 사우디 등은 후티 반군의 이 같은 움직임 뒤에 이란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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