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신인왕과 대상을 휩쓴 최혜진이 두 번째 시즌에서도 3승째를 기록하며 독주 체제를 갖췄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US여자오픈 출전을 포기하고 국내대회에 몰두하기로 한 전략이 통한 셈이다. 최혜진은 “우승은 생각지도 못했는데, 상반기에 3승을 거두게 돼 너무 기쁘다”고 했다.
최혜진은 9일 엘리시안제주 컨트리클럽(파72ㆍ6,622야드)에서 열린 KLPGA 에쓰오일 챔피언십(총상금 7억원) 2라운드에서 6언더파 66타를 기록, 동타를 기록한 전날 기록을 합해 12언더파 132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공동 2위를 기록한 장하나(27ㆍBC카드)와 박지영(23ㆍCJ오쇼핑)을 한 타 차로 따돌린 최혜진은 KLPGA 통산 7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게 됐다.
최혜진은 이번 시즌 10개 대회에 출전해 3승을 거두며 올해도 ‘최혜진 천하’를 예고했다. 지난 4월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크리스F&C 제41회 KLPGA 챔피언십에서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을 차지한 뒤 지난달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2승을 수확하는 등 이번 시즌 유일의 다승 선수로 자리하고 있다.
3라운드 54홀 대회로 예정됐던 이번 대회는 첫날인 6일 짙은 안개로 1라운드가 취소돼 2라운드 36홀 대회로 치러지는 변수가 있었지만, 최혜진은 흔들림 없이 두 라운드에 집중한 가운데 2라운드에선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기록하며 전날 선두였던 장하나를 따라잡았다. 오전 6시 40분 경기를 시작한 전우리(22ㆍ넵스)가 이날 7타를 줄이는 맹타로 최종합계 10언더파를 기록, 일찌감치 선두에 이름을 올린 채 경기를 마쳤음에도 최혜진은 차근히 자신의 경기를 펼치며 리더보드 최상단에 자신의 이름을 적었다.
이 대회 우승으로 여유 있게 다승 선두를 달리게 된 최혜진은 상금왕 레이스에서도 훌쩍 앞서갔다. 이날 1억4,000만원의 우승 상금을 품은 최혜진은 시즌 총상금 5억2,709만원으로 2위 조정민(2억9,738만원)을 크게 따돌렸다. 평균타수 부문에서도 70.31을 기록하며 1위로 뛰어올랐다. 최혜진은 “경기 중 리더보드를 보지 못해 우승을 예상하지 못했는데, 마지막 홀 그린에 올라설 때 카메라가 많아 우승에 근접했음을 알게 됐다”며 “이번 우승까지의 좋은 흐름을 유지해 시즌 마지막까지 좋은 결과를 내고 싶다”고 했다. 13일부터 메이저대회인 기아자동차 제33회 한국오픈에 출전하는 최혜진은 “한국오픈은 아마추어 때부터 자주 출전하기도 했고, 큰 대회이기 때문에 우승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며 각오를 전했다.
제주=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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