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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정상회담ㆍ이재용 대법원 선고… 삼성 ‘뒤숭숭한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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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정상회담ㆍ이재용 대법원 선고… 삼성 ‘뒤숭숭한 6월’

입력
2019.06.10 04:4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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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30일 오후 시스템 반도체 비전 선포식이 열린 삼성전자 경기 화성캠퍼스 부품연구동(DSR)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30일 오후 시스템 반도체 비전 선포식이 열린 삼성전자 경기 화성캠퍼스 부품연구동(DSR)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미∙중 무역 분쟁으로 외부 경영 환경 불확실성이 여느 때보다 훨씬 높아진 가운데 삼성그룹 임직원들의 시선이 이달 달력에 쏠리고 있다. 미중 정상회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대법원 선고, 갤럭시 폴드 출시 등 향후 그룹의 경영 환경에 큰 영향을 미칠 굵직굵직한 일정들이 6월 말부터 순차적으로 이어질 예정이기 때문이다.

9일 외신과 업계 등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오는 28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서 미중 정상회담을 별도로 갖는다.

두 정상간 만남은 고조되고 있는 미중 무역 분쟁의 향방을 결정지을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무역 협상에서 불거진 양국의 갈등은 최근 안보 이슈로 번지며 전면전 양상을 띠고 있다. 특히 미국이 중국 통신업체 화웨이와의 거래 중단을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들에 요구하면서 중국 기업들과 거래를 많이 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정보기술(IT) 업체들도 큰 딜레마에 빠졌다.

화웨이가 지난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한국 기업들이 생산한 IT 제품을 구매한 금액은 100억달러(약 11조8,500억원)로 지난해 한국이 중국에 수출한 전체 금액의 6.1%에 달한다. 화웨이와의 거래가 전면 금지될 경우 국내 ITㆍ전자 업체 대다수는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중국 정부는 최근 삼성과 SK하이닉스 등 글로벌 테크놀로지 기업을 불러 트럼프 정부의 대중 압박에 협조하지 말라고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한 IT 제조사 관계자는 "미중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의 갈등이 진정되길 기대한다"며 "만약 정상회담 후에도 갈등이 지속된다면 국내 IT업계는 올해 하반기 회복하기 어려운 정도의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르면 이달 말 열릴 가능성이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대법원 선고도 삼성이 초미의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일정이다. 재판 결과에 따라 그룹 총수인 이 부회장이 다시 구속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오는 20일 이 부회장 사건 속행기일을 진행한다. 속행기일은 선고를 하지 않고 심리를 계속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이 부회장에 대한 선고가 이달을 넘길 가능성도 제기된다. 하지만 속행기일 후에도 대법원장이 이달 중 다시 선고기일을 지정할 수 있기 때문에 6월 판결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대법원이 지난 2월 이 부회장 사건을 전원 합의체에 회부한 후 이례적으로 단기간에 여러 차례 심리를 진행하고 있어 조만간 판결이 나올 것으로 예측하는 사람이 많다”고 귀띔했다.

재판 쟁점은 삼성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에게 제공한 말 3마리를 구입한 비용(34억원)이 뇌물로 인정되는지 여부다. 관련 혐의에 무죄를 선고한 2심 판결을 깨고 대법원이 이를 뇌물로 인정할 경우 이 부회장이 다시 구속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만약 다시 구속된다면 삼성은 미중 무역 분쟁, 반도체 경기 하락 등의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 총수 부재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된다”고 말했다.

‘퍼스트 무버(first mover)’ 전략을 취해온 삼성전자 자존심에 상처를 낸 제품 `갤럭시 폴드`도 이르면 이달 말 출시될 예정이다. 화면 결함 논란으로 지난 4월 출시가 연기된 갤럭시 폴드는 현재 국내 이동통신 업체들과 망 연동 작업을 끝내고 현재 막바지 하드웨어 개선 작업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출시 연기 기간이 두 달이 넘지 않도록 이달 말까지 개선 작업을 마치고 제품을 출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특히 오는 8월 시장에 나올 `갤럭시 노트10` 판매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기 위해 되도록 일찍 갤럭시 폴드를 재출시한다는 입장이다.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도 최근 기자들과 만나 “수주 내 제품 출시일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제품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출시 일정을 더 미뤄야 한다는 목소리도 감지된다. 갤럭시 노트10과 갤럭시 폴드 수요층이 엄연히 다른 만큼 갤럭시 폴드의 7월 출시도 고려되는 시나리오 중 하나다.

재계 관계자는 “6월 이후 이들 중요 사건의 경과에 따라 삼성을 둘러싼 경영 환경은 큰 변화를 겪게 될 것”이라며 “6월이 삼성에 잔인한 달이 될지 아니면 안도의 달이 될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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