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고유정(36)이 제주동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진술녹화실로 이동하고 있다. 김영헌 기자.

‘제주 전 남편 살해 사건’의 피해자의 것으로 추정되는 유해 일부가 인천시 서구 재활용품업체에서 발견됐다.

제주동부경찰서는 지난 5일 인천시 서구 재활용품업체에서 피의자 고유정(36)씨의 전 남편 A(36)씨의 것으로 추정되는 뼛조각 일부를 수습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유전자 검사 등을 의뢰했다고 9일 밝혔다. 하지만 이번에 발견된 유해가 이미 분쇄된 후 고열에서 소각된 상태로 발견돼 유전자(DNA)가 이미 훼손됐을 가능성이 커 신원 확인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뼛조각 추정 물체는 발견 당시 조각당 크기가 3㎝ 이내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고씨가 지난달 28일 제주를 떠나면서 이용했던 완도행 여객선과 완도항 인근, 경기도 김포시 등 3곳에 훼손한 시신을 유기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여왔다. 이 중 완도행 여객선에서 유기한 시신은 해경이 수색 중이지만 아직 찾지 못했다. 여객선 폐쇄회로(CC)TV에는 고씨가 해당 여객선에서 피해자 시신이 담긴 것으로 추정되는 봉지를 7분간 바다에 버리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번에 발견된 유해는 고씨가 여객선에서 유기하지 못한 나머지 유해를 고씨 아버지 소유의 경기 김포시 자택에서 가져간 후 다시 시신을 훼손한 후 쓰레기봉투에 담아 유기한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고씨가 완도항 인근에서도 시신을 유기했다고 진술했지만 수사 결과 신빙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범행장소인 제주시 펜션의 하수구에서도 머리카락 58수를 찾아내 해당 머리카락이 피해자 또는 피의자의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 국과수에 감정 의뢰했다.

경찰은 또 고씨의 범행동기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그동안 전 남편과의 결혼과 이혼, 재혼 등이 이어지는 과정에서 발생한 가정사로 인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 남편 살해사건 피의자 고유정인 범행 사흘전인 지난달 22일 제주시내 한 마트에서 칼과 청소도구 등을 구입하고 있다. 제주동부경찰서 제공.

경찰이 이날 공개한 제주시내 한 마트의 폐쇄회로(CC)TV를 보면 고씨는 범행 사흘 전인 지난달 22일 오후 11시쯤 칼과 표백제, 베이킹파우더, 고무장갑, 세제, 세수 대아, 청소용 솔 등을 구매했다. 구입한 물품을 보면 고씨는 범행 전부터 살해와 시신 훼손, 흔적을 지우기 위한 세정작업까지 치밀하게 준비한 것으로 추정된다.

고씨는 지난달 25일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전 남편 A(36)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ㆍ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고씨가 우발적 범행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사전에 인터넷 등을 통해 범행도구를 구입한 것은 물론 시신유기와 훼손 방법 등을 파악하는 등 완전범죄를 꿈꿨던 것으로 보인다”며 “또 체구가 작은 고씨가 체격이 큰 전 남편을 살해하기 위해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보이며, 공범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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