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띠를 두른 꾀꼬리. 한국일보 자료사진

우리말의 새 이름을 보면 새의 울음소리에서 유래한 이름들이 많이 있는데, 꾀꼬리, 뻐꾸기, 기러기, 따오기 등이 그것이다. 이 새들의 울음소리는 ‘꾀꼴’, ‘뻐꾹’, ‘기럭기럭’, ‘따옥따옥’으로 사전에 등재되어 있다. 그렇다면 이 새들의 이름은 울음소리에 명사형 접미사 ‘-이’를 붙인 형태인 ‘꾀꼴이’, ‘뻐꾹이’, ‘기럭이’, ‘따옥이’가 되어야 할 것 같지만 실제 이름은 소리 나는 형태이다.

관련 규정을 한글맞춤법 제23항의 [붙임]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하다’나 ‘-거리다’가 붙을 수 없는 어근에 접미사 ‘-이’가 붙어서 명사가 된 것은 그 원형을 밝혀 적지 않는다고 되어 있다. 이 새들의 울음소리인 ‘꾀꼴’, ‘뻐꾹’, ‘기럭’, ‘따옥’ 등을 어근으로 볼 수 있지만 ‘꾀꼴거리다’, ‘뻐꾹거리다’, ‘기럭거리다’, ‘따옥거리다’ 등의 동사로 사용되지 않기 때문에 ‘꾀꼴’, ‘뻐꾹’, ‘기럭’, ‘따옥’ 등이 독립적으로 쓰여 다른 단어들을 생성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어근을 밝혀서 이름을 적지 않고 소리 나는 대로 적는 것이다.

이와 비슷한 예로 ‘매미’, ‘개구리’, ‘귀뚜라미’ 등이 있다. 이 곤충들도 울음소리에서 나온 ‘맴’, ‘개굴’, ‘귀뚤’을 어근으로 볼 수 있지만 ‘맴거리다’, ‘개굴거리다’, ‘귀뚤거리다’라는 동사로 쓰이지 않기 때문에 어근을 밝혀 적지 않는다.

한편 까마귀는 검은 빛깔에서 이름이 유래했다. ‘까마귀’에 대한 국립국어원의 역사 정보를 보면 ‘석탄의 빛깔과 같이 다소 밝고 짙다’는 뜻을 가진 형용사 ‘감다’의 어간 ‘감-’과 접미사 ‘-아괴’가 결합한 ‘가마괴’가 시대적 변천에 따라 ‘가마괴→가마귀→까마귀’의 형태로 바뀐 것을 알 수 있다.

유지철 KBS 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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