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센인의 어머니 강칼라(76) 수녀의 나눔의 삶 50주년 축하 행사가 8일 전북 고창군 호암마을에서 열렸다. 행사는 기념미사와 수녀님과의 대화, 퓨전 국악공연 등으로 꾸몄다. 문규현 신부, 김승환 전북교육감, 유기상 고창군수 등이 참석해 축하했다.
이탈리아 출신인 강칼라 수녀는 1968년 한국에 선교사로 파견된 뒤 50년 넘게 한센인 정착촌인 고창 호암마을에 머물면서 이들을 돌봤다. 노숙자와 윤락여성 등 소외되고 가난한 사람과도 함께해 ‘푸른 눈의 천사’로 불렸다.
의료ㆍ교육ㆍ문화 지원에도 앞장서고 진주복지원과 밀양 삼랑진 루카원, 마산 결핵병원 등에서 사목활동을 해왔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대한민국 한센인 대상(2015), 국민훈장 모란장(2016), 자랑스러운 전북인 대상(2017), 지난해엔 호암상 사회봉사상을 받았다.
요즘엔 마을 주민과 함께 공동체 사업으로 도자기 만드는 일에 열중하면서 마을을 체험 장소로 만들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국회에서 전시회도 열린 호암마을 도자기는 어르신이 대부분인 지역공동체에 생기를 불어넣으며 인기를 얻고 있다.
강칼라 수녀는 “호암마을 주민을 가족이라고 생각하면서 이곳에서 삶의 기쁨을 얻고 행복을 나누는 삶을 살아왔다”며 “함께 걸어온 이 길을 남은 여생도 어려운 이웃을 돌보고 나눔을 실천하면서 살겠다”고 말했다.
고창=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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