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젊은 정치] 릴레이 인터뷰 <3>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전국청년위원장 
 ※ ‘스타트업! 젊은 정치’는 한국일보 창간 65년을 맞아 청년과 정치 신인의 진입을 가로막는 여의도 풍토를 집중조명하고, 젊은 유권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지 못하는 기득권 정치인 중심의 국회를 바로 보기 위한 기획 시리즈입니다. 전체 시리즈는 한국일보 홈페이지(www.hankookilbo.com)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전국청년위원장은 “폐쇄적인 각종 의사결정 과정에 상징적으로 몇몇 청년을 끼워 넣는 수준을 뛰어넘어야 본격적인 청년 문제 해결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회안전망 자체가 1차 제조업 중심에 머물러 있잖아요. 대기업 다니던 실업자는 실업부조를 받는데 커피숍, 편의점 아르바이트 하다 퇴직한 청년들은 방치되는 현 구조에 대해 더 절박하게 고민할 주체가 필요한 거죠.”

지난달 27일 서울 영등포구 당사에서 만난 장경태(35) 더불어민주당 전국청년위원장은 “나이가 계급이 됐다”는 말로 포문을 열었다. 오죽 청년 삶의 질이 열악하고 지위가 낮으면, 누구든 젊은 아르바이트생이나 노동자를 마주할 때 하대부터 하는 일이 자연스러울 정도라는 취지다. 그는 “이런 청년 문제 해결을 위해 청년 조직 자체의 권한과 역량을 키워나가는 중”이라고 했다. 지난해 10월 당선된 그는 첫 30대 위원장이다. 그동안에는 전국청년위 수장마저 줄곧 40대 중반의 의원이 맡았다. 민주당 청년 당원은 31만명이다.

“과거엔 젊은 사람을 ‘사회변혁의 주체’로 봤는데, 최근엔 당연히 직급이 낮을 것으로 보고 하대하죠. 경제활동인구로서 시장에 진입조차 못 하는 청년의 준비비용인 청년수당은 반대에 부딪히고, 제조업 중심에 맞춰진 사회 안전망의 틀에서 보호받지 못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그런데도 모든 의사결정 구조는 청년에게 폐쇄적이죠.”

청년이 제외된 다른 주요 현안으로 그는 국가부채와 국민연금을 들었다. 장 위원장은 “미래에 빚을 지는 문제만 해도 실은 가장 먼저 의사를 물어야 할 대상은 청년 아니냐”라며 “미래 부담을 가중시키면서 청년세대와 상의하지 않는 건 문제”라고 일갈했다.

선거형 조직에 가까웠던 전국청년위 편제를 지난 12월 새 지도부 출범과 동시에 대폭 수정한 것도 이런 문제 의식에서 비롯된 조치다. 기획, 홍보, 조직, 사업, 정책 등 5개 분과를 청년여성위, 청년노동위, 사회적경제위, 지방자치위, 국제위 등 20개 전문분야로 재편했다.

“청년위는 흥신소가 아니고 청년 당원은 알바생이 아니잖아요. 애들 좀 모아와라, 데려와라 하는 동원의 대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스스로 전문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판단에서 콘텐츠 및 전문분야 연구에 힘을 주는 거죠.”

일자리 주거 보육 부채 창업 등 5대 현안에 대응할 청년정책위도 꾸려졌다. 조만간 꾸려질 당정청 청년거버넌스에서 정책 제안을 적극 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중앙당 후원회 기구로 청년정치발전기금도 설치했다.

장 위원장은 “청년은 현재의 중요한 부분이지만 미래의 전부”라며 “청년 스스로 역량을 강화하는 동시에, 기득권 역시 현재의 벽을 문으로 만들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문이 있어야 지나가지 지금처럼 담장을 넘고, 마술을 부리고, 곡예를 써서 기득권의 벽을 넘도록 하는 방식으로는 일상의 정치를 할 만한 청년이 그 벽을 통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글ㆍ사진 김혜영 기자 shine@hankookilbo.com

 
 ◇ 다음은 일문일답 전문 
 -임기 시작과 동시에 조직을 전면 개편했는데요. 

“청년위원회가 가장 많이 받아온 비판 중 하나가 ‘동원의 대상’이라는 거잖아요. ‘애들 좀 모아와라’ ‘애들 좀 데려와라’ 흥신소도 아니고 모아오고 데려오라고 하는 일이 존재한 게 사실이죠. 조직도를 봐도 사실 선거용 조직, 동원의 대상일 수밖에 없는 편제였어요. 이걸 바꾸려면 우리 스스로 전문성을 강화하고, 역할이 주어질 수밖에 없는 분과로 재편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청년여성위원회, 청년노동위원회, 사회적경제위원회, 지방자치위원회, 국제위원회 등 20여개 전문분야로 편제를 바꿨어요.”

 -활동 내용의 변화도 큰가요. 

“예를 들면 활동하는 청년 당원이 '제가 조직분과위원입니다'라고 하는 것과, '청년노동위 위원입니다'라고 하는 것은 완전히 다르죠. 내용을 고민하고 이야기해야 하고. 저는 모든 정당의 청년 조직은 세 가지 목표를 위해서 활동한다고 생각해요. 첫째 청년 문제 해결할 수 있어야 하고, 둘째로 청년 당원의 권익과 지위 향상시킬 수 있어야 하고, 세 번째는 청년 조직을 강화, 스스로의 역량 강화해야 하는 거죠. 세 목표를 위해 청년위원회가 활동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조직을 바꿔 각 위원회가 현안, 정책을 고민하고 관련한 활동들을 펴나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봐요. 예전에는 청년 당원 활동이라고 하면 사실 청년정치스쿨 교육프로그램 하나 돌리면 그만이었거든요. 지금은 국제분과위원회만 해도 각국 청년리더들 교류를 추진하는 등 콘텐츠와 전문분야를 갖추려고 하죠.

곧 당정청의 청년 콘트롤타워가 생기잖아요. 청년미래연석회의도 만들어지는데, 전국청년위원회는 이 콘트롤타워에 어떤 정책을 제출하고 제안할 것인가 연구가 돼야 하죠. 그래서 일자리 주거 보육 부채 창업 다섯 가지 청년관련 주요 의제를 고민할 현안대응 기구, 청년정책위원회도 건설돼 있습니다. 청년1번가닷컴 사이트를 만들어 청년간 소통 강화 하려고 플랫폼도 시도를 했고요.”

 -자체 예산이 있는 청년 조직도 처음 아닌가요. 

“정당사상 최초로 청년정치발전기금이 탄생했어요. 그 동안 여성정치발전기금만 있었고. 청년들의 정치적 활동을 위한 지원을 만드는 게 대단히 어려웠는데 이제는 국회의원 후원회처럼 전국청년후원회를 두고 저희가 직접 소통할 수 있도록 한 거죠. 선거관리위원회에 질의를 해서 중앙당 후원회의 기구로 설치됐고 여기에만 석 달이 걸렸어요.”

 -청년위가 콘텐츠를 갖추면 자연히 위상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지요. 

“국회로의 진출, 소위 어떻게 청년들이 정치에 진입할 것인가의 문제가 또 중요한 거죠. 저는 ‘참여’라는 말은 안 좋아합니다. ‘참여’라는 단어가 젊은 정치인들을 주변인화 하는 기류가 있어요. 저희는 정치의 주체인데, 참여라고 하면 ‘너희 한 번 와봐?’ 하는 느낌을 주잖아요. 제가 2013년에도 31세로 최고위원 선거 나갔던 것도 그런 시선을 깨고 싶어서였어요. 아마 역대 최연소 후보였을 거에요. 물론 중앙위원회에서 컷오프 됐지만 청년들이 정치 주체임을 증명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지도부에 출마할 수 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나마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해서. 선배들이 '진짜 너 참 별종이다' 이런 얘기 많이 했었죠.”

 -내년 총선룰이 이미 나오기 시작했는데. 

“현재 청년에 대한 지원은 두 가지, 가산점 제도와 할당제도가 있어요. 가산점 제도는 경선에서 만 29세 25%, 35세 이하 20%, 45세 이하 15%를 받는 것이고, 할당제도는 국회의원의 10%, 광역의원의 20%, 기초의원의 30%를 할당하게 돼 있는 거죠. 사실 작년 지방선거는 젊은 후보가 역대 최다로 당선되긴 했어요. 물론 당의 상황도 좋았고 청년후보들이 적극적으로 나간 면은 있지만 그래도 부족했다고 봐요. 광역의원 770명 중 20%는 150명, 기초의원 2,500명 중에 30%는 750명이거든요. 즉 광역과 기초의원에 900명을 공천했어야 할당을 채우는 건데 580명 정도 후보가 있었고 공천은 480명 정도, 당선은 400여명 정도가 됐거든요. 오히려 젊은 후보가 모자라서 못 내는 측면도 있었던 거죠.” 

 -그나마 과거에 비하면 꽤 큰 변화네요. 

“물론 만 45세 이하 당선자가 역대 160~170여명 수준에서 420명까지 늘었다는 것은 기하급수적 증가죠. 나이로는 40대가 대부분이긴 해요. 그럼 국회의원도 내년에 많이 바뀌어야 하는데 10%면, 253개 지역구라고 했을 때 25명이 공천돼야 하는데, 과연 그 할당을 채울 수 있을 지가 관건이죠. 기본 현황 자체가 우리 당이 의장님까지 포함하면 130명, 그 중에서 47세 박주민 최고가 나이로 128번째 국회의원이거든요. 47세인데도 거의 제일 어리다고. 의석이 130석이라고 하면 청년 의원이 30명 정도는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하죠. 택도 없는 소리라고 생각하시겠지만(웃음).”

 -준비된 청년이 없지 않냐는 말씀 많이 듣지 않나요. 

“많죠. 저는 항상 의문이에요. 준비된 청년의 기준이 무엇인가? 당연히 청년은 기성세대와 비교해 돈도 없고, 조직도 약하고, 경력도 미천하겠죠. 39세 이하 청년 중에 장관이 나올 수 있겠어요, 차관이 나올 수 있겠어요. 사업으로 성공해봐야 얼마나 성공하겠어요. 기성세대와 단편적 기준으로 후보 자질을 비교할 수는 없다. 분배 과정이 분명히 있어야 한다고 보고 그 분배된 구조 내에서 경쟁력 있는 청년 후보를 찾으면 준비된 청년은 분명히 많다고 봐요. 또 그럼 당이 ‘청년 후보들을 준비시켜는 봤나’라는 질문도 항상 드려요. 그래서 청년위 조직을 강화하려고 더 노력하고 있는 거죠. 전문성과 콘텐츠를 갖추기 위해서.

저도 당력이 짧지 않아서 14년 동안 정말 다양한 당직을 가져봤는데, 대학생위원회, 청년위원회 운영위원, 부위원장, 위원장으로 오는 과정에서 서울시당 대변인, 중앙당 부대변인, 공심위원, 선관위원 두루두루 해봤고. 사실 키워주는 곳은 없으니까 이번에는 제가 청년위에서 인재 육성 시스템을 갖춰봐야겠다 느낀 거에요. 물론 다들 개인적으로는 조언하고 도와주셨지만, 당이 시스템을 갖춰서 사람을 키우진 않았고, 그걸 누구보다 제가 겪었으니 조직을 만들고 청년들의 당내 경력관리를 하겠다고 생각한 거죠.

대표성 문제도 어려운 대목이에요. 청년들이 진출하는 과정에서 전문성과 더불어 세대 대표성을 가져야 하는데 소위 386, 586 시절에는 총학생회장이나 전대협 등의 활동을 통해 그 세대의 대표성을 일정하게 확보했죠. 그런데 지금은 워낙 개인이 파편화되고 개인화 되면서 대표성 확보하기가 대단히 어려워진 시대이긴 해요. 지금 뭐 어느 학교의 총학생회장이라고 해서 '우리 세대의 대표'라는 의식이 낮아지기도 했고. 소위 선출을 경험하기 어려운 세대잖아요. 과거에는 당 안에서 검증되지 않더라도 세대 대표성을 지닐 인재 수혈구조가 있었지만 지금은 사라진 마당이라, 더욱 당에서 육성과 검증이 필요하지 않나 싶어요.”

 -당정청 청년 콘트롤타워 등에서는 어떤 역할을 하나요. 

“아마 당이 가장 젊을 거예요. 저희는 어찌됐건 견인차 역할을 하고 총대를 메야 하지 않나 싶어요. 사실 의문이에요. 각급 위원회, 정부기구나 대통령 직속기구 등에 왜 청년들이 보이지 않는가. 너무 점유하고 있다, 독점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정치는 결국 분배의 과정이잖아요. 자원에 대한 분배와 권리에 대한 분배. 청년 세대의 목소리가 국가기관에 반영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고 봐요. 저희가 사회에 정부에 국가기관에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거버넌스가 확대돼야 한다고 봐요.”

 -그걸 통해 개선하고자 하는 현안이 있다면요. 

“무엇보다 사회안전망 구조를 많이 바꿔야 한다고 봐요. 1980년대 까지만 해도 1차 제조업 비중이 68%에 육박했다면 지금은 3차 서비스업 비중이 가장 높잖아요. 전통적으로 우리나라의 사회안전망 구조는 4대보험인데 대부분 1차 산업 위주로 편성이 돼 있잖아요. 2차 산업의 운송업 등은 다 특수형태 근로자들이고. 3차는 거의 아르바이트 비정규직이고. 이런데도 안전망은 결국 1차 제조업 중심으로만 짜여 있으니 다 대기업 가고, 공무원 되고 싶어 하는 거죠. 소위 산업구조의 변화를 노동구조의 변화가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청년 사회안전망, 또는 3차 서비스업 사회안전망이 필요하다고 봐요. 대기업 다니다 퇴직해서 실업상태가 되면 실업 부조를 받는데 오히려 이런 자산 조차 형성할 수 없었던 청년, 커피숍 아르바이트하다 퇴직한 이들은 이 사회가 방치하고 있잖아요. 왜 대기업 노동자만 보호할까요. 비정규직 아르바이트 노동자를 더 보호해야지. 이런 문제를 고민해 줄 의원이 없죠. 너무 심각하다고 봅니다. 청년수당도 시장에 진입조차 못하고 경제활동도 못했던 청년들이 시장에 진입하고자 하는 준비비용인데 왜 이게 어렵나 싶어요. 그러다 보니 흙수저론이 나올 수밖에 없죠. 부모를 잘 만나야 경제활동이 가능하고, 시장에 진입하기가 용이해지는 사회가 되는 거죠.”

 -구조적 변화가 필요하단 판단이네요. 

“저는 지금 사회구조의 문제를 ‘나이가 계급화 됐다'고 표현해요. 예전에는 청년이면 사회변혁의 주체로 보고 대학생과 청년을 사회를 역동적으로 변화시킬 주체로 봤는데, 오히려 지금은  나이가 어리면 당연히 직급이 낮을 것이라 여기고 하대하는 문화가 있잖아요. 아르바이트 생들에게 반말하는 비매너도 그렇고. 결국에는 의사결정 구조에 청년들이 더 많이 들어가고, 청년 거버넌스가 확대돼야 한다고 봐요.”

 -당위에 대한 공감이 당에 확산될 수 있을까요. 

“저는 정치를 왜 청년이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네 마디로 정리하고 싶어요. 우리는 현재의 중요한 일부분이지만 미래의 전부이기도 하다. 그런데 지금 권리와 권한은 모두 다른 이들에게 가 있다. 그게 바로 우리가 정치를 해야 하는 이유인데. 마냥 떼 쓰고 싶지는 않다. 역량을 강화해서 주도적으로 이야기 하겠다. 다만 그러려면 기득권의 벽을 적어도 문으로는 만들어주셨으면 좋겠다. 문이 있어야 지나간다. 담장 넘듯이, 마치 마술을 부려서 곡예를 부리듯, 항상 위험과 어려움을 극복해야지만 청년 정치가 의미 있는 것처럼 말해서는 안 된다. 일상의 정치가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공감은 비로그인 상태에서도 가능합니다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치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