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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상스토리]한국 바둑계 ‘발등의 불’ 꺼지나…‘2019 KB리그’ 개막, 청신호

입력
2019.06.08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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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5>현재 올해 KB바둑리그 참가 확정 팀은 6곳…현재 접촉 중인 2개팀도 긍정적 

 이르면 다음 주 중에 최종 참가 의사 밝힐 듯…임채정 신임 한국기원 총재 영향 

 선수 선발 및 감독 선임 등을 감안하면 다음 달엔 올해 KB바둑리그 개막 전망 

지난해 6월 서울 중구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18 KB국민은행 바둑리그’ 개막식에서 선수단과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기원 제공
지난해 6월 서울 중구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18 KB국민은행 바둑리그’ 개막식에서 선수단과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기원 제공

출범조차 불투명했던 올해 KB 국민은행 바둑리그 개막에 청신호가 켜졌다. 그 동안 난항을 겪어왔던 신생팀 물색에서 긍정적인 신호가 포착되면서다. 국내 최대 기전인 KB리그(2018년 총 34억원 규모) 개막에 희망적인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내 바둑계도 당장 떨어진 ‘발등의 불’의 진화 조짐까진 보이고 있다.

8일 한국기원 등에 따르면 현재까지 올해 KB리그 참가를 확정한 팀은 모두 6개팀이다. 지난해 KB리그 참가 팀인 킥스와 정관장황진단, 포스코켐텍, 화성시코리요, 한국물가정보 등을 포함한 5개팀에 최근 외국계 건강기능식품 업체가 합류 의사를 밝혔다. 여기에 최근 접선 중인 팀들이 적극적인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불투명했던 올해 KB리그 개막에 탄력이 붙게 될 전망이다.

바둑계 관계자는 “현재 올해 KB리그 참가 여부를 놓고 접촉 중인 곳은 2곳이다”며 “아직까지 KB리그 참가를 최종 확정한 게 아니어서 정확한 팀을 밝힐 순 없지만 진행 과정은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KB리그의 정상적인 운영을 위해선 최소 8개팀은 참가해야 된다는 게 한국기원측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특히 “현재 상황으로만 볼 때, 이르면 다음 주 중에 지금 접촉 중인 2개팀에서 모두 KB리그 참가 쪽으로 결정했다는 소식을 듣게 될 수도 있을 것 같다”며 고무적인 분위기를 내비쳤다. 현재 올해 KB리그 참가를 놓고 저울질 중인 2개의 신생팀과 관련해선 지난달 말 한국기원 사령탑에 취임한 임채정 신임 총재의 영향력도 적지 않게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초미의 관심사였던 올해 KB리그 개막에 가속도가 더해지면서 국내 바둑계 또한 한숨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 사실, KB리그는 프로바둑 기사들에겐 ‘생명선’이나 다름없다. 2004년에 시작된 한국 바둑리그에 이어 2006년부터 7~10개팀으로 운영돼 온 KB리그는 매년 4~5월 개막됐다. 매판 주어진 승자와 패자 수당은 KB리그는 프로바둑 기사들에겐 생계를 이어갈 젖줄이다. 지난해 총 280대국으로 열렸던 1부리그(팀당 5명) 가운데 장고 경기 승자에겐 400만원(패자 80만원), 속기 경기 승자에겐 360만원(패자 70만원)씩의 대국료가 지급됐다. 총 168대국을 벌인 2부리그(팀당 3명)의 경우 장고 경기 승자에겐 65만원(패자 20만원), 속기 경기 승자에겐 50만원(패자 15만원)의 대국료가 지원됐다.

무엇보다 실전 감각 유지가 절대적인 프로바둑 기사들에게 KB리그 존재감은 대체 불가다. 프로바둑 기사들은 그 동안 약 7개월 넘게 진행됐던 KB리그에 참가하면서 경기력 향상까지 꾀했다. 한국기원 소속의 한 중견 프로바둑 기사가 “한국이 일본을 제치고 중국과 함께 세계 바둑계의 중심으로 올라선 직접적인 배경을 KB리그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며 “가뜩이나 줄어든 국내 기전을 고려하면 KB리그의 중단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고 단언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올해 KB리그 개막 여부는 국내 바둑계에선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 일찌감치 지목됐지만 지난해 연말 터진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여파로 전임 한국기원 총재의 사퇴와 맞물려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한국기원 역시 KB리그 파행으로 속앓이를 해왔던 게 사실이다. KB리그 팀들에게 적지 않게 받아왔던 참가비(2018년 팀당 3억원) 수익이 지연된 데다, 매주 4일(목~일요일) 저녁 주요 시간대 생중계하면서 가져온 광고 수입 또한 차질을 빚었기 때문이다.

한국기원이 ‘2019 한국여자바둑리그’(우승상금 5,000만원)의 대국시간을 오전으로 정한 대목에서도 고심의 흔적은 역력하다. 한국기원 소속의 한 여자 프로바둑 기사는 “저녁 시간대는 KB리그를 위해 비워둬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프로바둑 기사들이 대국을 오전에 하는 게 익숙한 일은 아니다”고 전했다. 지난달 6일 우여곡절 끝에 문화체육관광부 지원으로 개막된 여자바둑리그는 한국기원에서 운영 중인 바둑TV가 생방송 중이다.

바둑계 관계자는 “지금 이야기가 되고 있는 팀에서 KB바둑리그 참가를 결정하게 되면 감독 선입과 선수선발 등을 거쳐서 늦어도 다음 달엔 올해 KB바둑리그 개막식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허재경 기자 rick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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