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9일부터 북유럽 순방… ‘오슬로 선언’ 대북 메시지 주목
청와대가 7일 이달 말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 전 4차 남북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에 대해 낙관적 언급을 처음 내놓았다. 9일 북유럽 3개국 순방에 나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내주 ‘오슬로 선언’을 통해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교착에 빠진 상황을 타개하려는 구체적인 대북 메시지를 내놓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명운을 가를 운명의 시계가 빠르게 돌아가는 모양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6월 말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 전 남북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과 관련해 “우리가 코셔슬리(조심성 있게) 옵티미스틱한(낙관적인) 좋은 결과가 있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대화의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다”면서 “(청와대와 정부도) 사실상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남북 접촉 여부와 관련해서도 “북한과의 접촉은 계속 시도하고 있다”며 “우리가 (외교 관련 사항을) 공개를 못하고 (북측을) 만나기 힘들다고 해서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와 관련, “6월 남북 정상회담은 사실이 아니다. 남북관계 진전을 위한 노력이 계속 진행 중이고, 조심스럽게 긍정적이라는 말은 전반적인 상황에 대한 총론적 답변”이라고 공식 입장을 냈다.
문 대통령도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재확인하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가동을 위한 분위기 조성에 본격 나선다. 9일부터 6박 8일간 일정으로 핀란드ㆍ노르웨이ㆍ스웨덴 등 북유럽 3개국을 국빈방문하는 문 대통령은 노르웨이 오슬로 대학에서 열리는 포럼에서 한반도 평화를 주제로 기조연설에 나설 예정이다.
오슬로는 앞서 김대중 전 대통령이 2000년 12월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적이 있는 만큼, 문 대통령이 평화 메시지를 내놓기에는 최적의 장소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6월 12일 열린 1차 북미정상회담 1주년에 즈음해 연설이 이뤄진다는 상징성도 있다. 한반도평화프로세스의 첫 물꼬를 튼 2017년 7월 신(新) 베를린 선언에 이은 이번 오슬로 선언에 문 대통령이 어떤 비전을 제시할 것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냉전시대 유럽에서 동서진영 간 긴장완화에 기여한 ‘헬싱키프로세스’가 있었고, 스웨덴이 주선한 최초의 남북미 협상 대표 회동도 있었다”며 “기조연설을 통해 (북유럽 3국의) 한반도 프로세스 지지에 대한 사의를 표하고, 한반도에서 평화정착을 향한 우리의 여정을 설명한다”고 밝혔다.
스웨덴에서 열리는 의회 연설 메시지도 주목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평화라는 큰 맥락에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향한 여정에 대해 언급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새로운 전략 등에 대해서도 언급이 나올지 기대해볼 일”이라고 밝혔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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