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전 3시 30분 세네갈과 8강전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이 2019 국제축구연맹(FIFA) 폴란드 U-20 월드컵 8강에서 만날 세네갈은 이번 대회에서 가장 강력한 전력을 갖춘 팀으로 평가된다. 우리에겐 아직 낯설지만 장신 선수들이 많아 체격 조건에서 훨씬 유리한 데다 수비력과 득점력, 조직력 등을 고루 갖춘 팀이다. 그럼에도 정정용(50) 대표팀 감독은 “우리도 8강에 오른 팀”이라며 “잘 준비하면 충분히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36년 만의 4강 도전 출사표를 던졌다.
정 감독이 이끄는 U-20 대표팀은 9일(한국시간) 오전 3시 30분 폴란드 비엘스코-비아와에서 세네갈과 8강전을 벌인다. 세네갈은 이번 대회에서 조별리그를 무실점 무패(2승1무)로 마친 뒤 나이지리아에 2-1 승리를 거두고 8강에 올랐다. 4경기 동안 단 1점만 내줄 정도의 탄탄한 수비력을 바탕으로 스피드 넘치는 공격력까지 갖춰 숨은 우승후보로까지 꼽힌다. 정 감독도 세네갈을 두고 “8강 오른 팀 중 최고 좋은 팀인 것 같다”고 평가했을 정도다. 특히 190㎝가 넘는 선수들이 수두룩해 고공플레이에 능하다. 그간 한국에선 오세훈(20ㆍ아산)의 높이를 활용한 공격이 큰 효과를 봤지만 이번 상대는 높이로 승부하기엔 상당히 다소 벅차다는 분석이다. 한국 코치진 사이에선 세네갈 공격수들은 ‘흑표범’에 비유된다고 한다.
하지만 한국의 저력도 만만찮다. 경기를 치를수록 조직력이 좋아지고, 자신감도 높아진 대표팀은 이강인(18ㆍ발렌시아)과 조영욱(20ㆍ서울) 등을 앞세워 기동력과 패스플레이로 경기를 풀어가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 또 상대 스피드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정확한 킥을 갖춘 선수들이 과감한 중거리 슛으로 기회를 노리는 것 또한 방법이다. 정 감독은 “선수단 미팅 때 ‘어차피 똑같은 조건에서 시작하는 것’이라고 얘기했다”라면서 “세네갈보다 더한 포르투갈, 아르헨티나와도 해봤고, 일본의 패스 축구도 다 겪어봤기 때문에 그런 경험을 통해 잘 준비하면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면서 “선수들에게 이제는 ‘경기장에 나가면 부담감을 좀 내려놓고 즐기면서 멋지게 한판 놀고 나오라’고 얘기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관문만 통과하면 한국은 체력 안배 측면에서도 한 숨 돌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5일 포르투갈전부터 11일 동안 무려 4경기를 펼친 한국은 8강을 위해 루블린에서 400㎞ 떨어진 비엘스코-비아와까지 버스로 이동하는 등 피로까지 떠안아야 했다. 그러나 이번 경기에서 승리하면 4강 결전지인 루블린으로 돌아가는 길엔 FIFA에서 제공하는 전세기를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 승리 시 역대 이 대회 최고 성적과 동률을 이루게 되는 한국 선수들의 발걸음이 이래저래 가벼워지는 이유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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