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오픈 4강 세계 1~4위 격돌… 페더러 vs 나달, 조코비치 vs 팀
도미니크 팀이 6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롤랑가로스 프랑스오픈 8강에서 카렌 카차노프를 상대로 포인트를 따낸 뒤 환호하고 있다. 파리=AP 연합뉴스

“링고 스타가 비틀스 4명 중 가장 덜 인기 있다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또 어떤 분들은 링고 스타를 가장 좋아하기도 하지 않나.”

세계랭킹 1위 노박 조코비치(32ㆍ1위ㆍ세르비아)가 도미니크 팀(26ㆍ4위ㆍ오스트리아)을 전설적인 영국의 밴드 ‘비틀스’의 멤버 링고 스타(79)에 빗댔다. 오랫동안 남자프로테니스(ATP)를 군림해온 ‘빅4’의 남은 한 자리의 주인으로 팀을 인정한 것이다.

한동안 그 한 자리는 공석이었다. 로저 페더러(38ㆍ3위ㆍ스위스)와 라파엘 나달(33ㆍ2위ㆍ스페인), 조코비치는 건재했다. 하지만 앤디 머레이(32ㆍ213위ㆍ영국)가 부상으로 올해 은퇴를 선언하며 빈 틈이 생겼다.

이때 ‘도미네이터’ 팀이 나타났다. 팀의 반란은 인디언웰스부터 시작됐다. 지난 3월 통산 100승을 눈 앞에 둔 페더러를 ATP 투어 BNP 파리바 오픈 결승에서 제압하고 개인 통산 첫 번째 마스터스 1,000 시리즈 타이틀을 따냈다. 클레이코트에서만 강하다는 편견을 깬 순간이었다. 4월에는 바르셀로나 오픈 4강에서 나달을 제압한 데 이어 결승에서 다닐 메드베데프(24ㆍ14위ㆍ러시아)마저 2-0으로 완파하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클레이 대회를 10년 넘게 지배한 나달의 왕좌를 넘볼 만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페나조’를 턱밑 끝까지 쫓아 세계랭킹을 4위까지 끌어올린 팀은 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 롤랑가로스 프랑스오픈 남자 단식 8강에서 카렌 카차노프(24ㆍ11위ㆍ러시아)를 3-0(6-2 6-4 6-2)로 제압하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이미 4강에 이름을 올린 세 선수에 이어 팀마저 합류하며 이번 프랑스오픈은 세계랭킹 1~4위가 준결승을 치르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팀에게 남은 건 그랜드슬램 타이틀뿐이다. 현역 20대 선수 중 그랜드슬램 우승 경험자는 한 명도 없다. 최근 4년 연속 프랑스오픈 준결승에 진출한 팀은 2017년부터 이어져 온 ‘빅3’의 메이저 우승 독식을 막을 유일한 후보다. 다만 클레이코트에서 열리는 프랑스오픈을 제외한 다른 메이저에서는 아직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한 것이 옥에 티다. 지난해 US오픈에서 8강에 한 번 올랐을 뿐 호주오픈과 윔블던에서는 16강이 최고 성적이다.

하지만 최근 기세라면 메이저 우승도 멀지 않았다는 평가다. 지난 4월엔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남자 단식ㆍ복식 2관왕에 올랐던 니콜라스 마수(40)를 코치로 불러들이며 훈련 방식도 바꿨다. 팀이 ‘빅3’를 넘어 메이저 우승을 차지하면 알렉산더 즈베레프(23ㆍ독일ㆍ5위)와 스테파노스 치치파스(21ㆍ그리스ㆍ6위) 등을 위시한 ‘넥스트 제너레이션’의 조기 세대 교체도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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