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 4개월 만에 9억 판매
지역경제 견인차 역할 ‘톡톡’
경남 남해군이 침체된 지역상권을 살리기 위해 지난 1월 첫 발행한 남해화폐 ‘화전(花錢)’이 4개월만에 9억원어치가 팔려 시중에 유통돼 지역 경제를 살리는데 크게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7일 밝혔다.
지난달 31일 현재 화전 판매액수는 1,000원권 1억4,651만원, 5,000원권 8,911만원, 1만원권 6억 7,137만원 등 모두 9억699만원이 팔렸으며, 이 중 가맹점을 통해 환수된 금액은 5억8,344만원이고, 나머지 3억2,355만원은 지역 내에서 재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예측됐다.
군은 발행 4개월만에 당초 연간 목표액(15억원)의 60% 이상이 팔려 나가 상당수 군민들이 화전 사용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화전으로 일정부분 경제활동을 해 나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앞서 군은 화전사용 활성화를 위해 군청 민원전화 통화 연결음에 화전 홍보멘트를 사용하고, 한 달에 한번은 개인당 9만원 이상의 화전을 사용하자는 ‘지역을 살리는 화전 119운동’을 전개하는 등 지역 내에서 화전사용 분위기를 정착시키는데 심혈을 기울여 왔다.
또 지역화폐 사용 운동에 향우들도 적극 동참했다. 향우회 행사장에 마련한 화전화폐 현장판매행사에서 1,000만원 이상의 화전이 팔렸고, ‘화전으로 고향 부모님 용돈드리기’ 운동을 전개하는 등 고향경제 살리기에 힘을 더했다.
여기에 공무원들도 복지향상을 위해 지급하고 있는 복지포인트의 특별포인트 부분인 10%를 화전으로 지급해 630명이 4,234만원을 구입하는 실적을 올렸고, 지난 3월에는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 화전사용 활성화 캠페인을 벌여 558명이 4,283만원의 화전을 구입하는 실적을 올리는 등 지난 4개월 동안 모두 8,517만원을 구입했다.
특히 관광객들의 지역 내 소비 촉진을 위해 군내 유료 관광시설을 대상으로 ‘군 직영 유료관광지 입장료 화전 환급‘ 제도도 화전 이용확대에 기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관광객이 군내 관광지 입장료 1,000원을 내면 금융기관에서 환급되지 않고 지역 가맹점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1,000원권 화전으로 환급해 주는 제도다.
화전 환급을 통해 지난달까지 파독전시관 4,955만원을 비롯, 이순신영상관 124만5,000원, 유배문학관 604만원 등에서 총 7,795만원이 관광객들에게 환급됐으며, 관광객들이 환급 받은 화전을 식당이나 전통시장 등의 가맹점에 사용한 후 가맹점이 다시 이를 금융기관으로부터 환전해 간 금액이 전체의 63%인 4,352만원에 달했다.
또 군은 각종 지역축제 시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축제장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화전화폐 현장 판매처를 운영해 할인된 가격으로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이 같은 화전 활용 효과는 남해 관광의 오랜 문제점으로 지적돼 온 ‘남해에서는 관광지만 둘러보고, 소비는 다른 지역에서 하는’ 관광행태를 탈피해 관광객들이 일정시간 이상 남해에서 머물면서 소비활동을 유도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군은 덧붙였다.
장충남 남해군수는 “민선 7기 들어 군내 자금의 역외 유출을 막고 돈이 지역 내에서 돌면서 지역경제를 살려 내겠다는 의지를 담아 지역화폐인 ‘화전’을 의욕적으로 도입했다”며 “지역화폐를 도입한 타 지역의 실패사례를 접할 때 마다 걱정은 됐지만, 군민과 관광객들로부터 사랑을 받으며 보물섬 남해에서 잘 정착되고 있어 더욱 활성화 할 수 있는 다양한 시책들을 접목해 지역화폐가 지역을 살리는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동렬 기자 d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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