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언론사는 해외 유명 정치인을 부를 때 2억~3억원을 주는 경우가 흔하다. 미국 유명 MBA인 와튼스쿨의 스튜어트 다이아몬드 교수는 강연료로 많으면 10만 달러(1억2,000만원)를 받는다. 국내 유명인사의 강연료도 만만치 않다. 특히 유명 연예인은 회당 2,000만원 이상 받는다고 한다. 방송인 김제동의 90분 강연료 1,550만원이 논란이다. 그의 강연료가 사회적 비난을 받을 정도로 문제가 있는 걸까?

가끔 강연 요청을 받는다. 베스트셀러 두 권을 낸 덕분이다. 국내 강연 시장에서 형성된 90분 강연료는 50만~100만원 선. 시민단체가 요청하면 무료 강연도 하고 여유 있는 기관에서 헐값을 제시하면 거절하기도 한다. 유명인 강연료는 부르는 게 값이다. 혜민 스님, ‘국민 강사’로 통하는 김미경씨 등 특A급 강사는 회당 500만원쯤 받는다고 한다. 일반 명사급은 200만원, 유명 연예인은 1,000만원 이상도 흔하다. 미국 와튼스쿨 스튜어트 다이아몬드 교수는 최대 10만달러(1억2,000만원)를 받는다. 한국에 오는 서구 유명 정치인의 강연료는 수억 원이다.

□ 방송인 김제동(45)씨의 고액 강연료가 논란이다. 대전 대덕구가 김씨를 초청해 ‘청소년 아카데미’를 열기로 했다가 취소했다. 90분 강연료는 1,550만원. 지난해 10월엔 KBS 시사프로 ‘오늘밤 김제동’의 회당 출연료(350만원)를 놓고도 논란이 불거졌다. 당시 김씨는 20년 방송경력에 최연소 방송연예대상 수상, 스탠드업 코미디 200회 이상 등의 경력을 들어 “몸값은 방송국에서 책정하는데, ‘적게 주세요’ 할 수는 없지 않으냐”고 반박했다.

□ 민경욱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평등한 세상을 꿈꾸던 방송인, 왜 본인의 마이크는 평등하지 않은가”라고 고액 강연료를 꼬집었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도 “김씨는 ’88만원 세대’에 대해 핏대를 세워 놓고 뒤에서는 국민 세금 뜯어 먹기를 하고 있다”며 “위선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한국당 대전시당은 “1,550만원이면 결식 우려 아동에게 급식을 3,875번 먹일 수 있는 돈”이라고 했고, 한국당 구의원들도 “대덕구의 재정자립도는 16%대로 열악하다”며 섭외 철회를 요구했다.

□ 김씨는 공직자가 아니다. 특A급 방송인인 그의 강연료는 극히 정상 범주에 속한다. 비슷한 경력의 연예인이 회당 2,000만원을 받는데 그에게만 낮은 가격을 강요할 수는 없다. 수 개월째 국회 문을 닫고도 1,140만원의 월급을 꼬박꼬박 챙기는 한국당 의원들보다 훨씬 양심적이다. 지명도에 따라 강연료는 천차만별이다. 그게 자본주의 사회다. 굳이 비난의 화살을 쏘려면 김씨 아닌 대덕구로 향하는 게 옳다. 김씨가 할 일은 많이 버는 만큼 많이 베푸는 것이다.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 가끔 재능기부 강연도 한다면 금상첨화일 게다.

고재학 논설위원 goind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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