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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경찰 기본급 공안직 수준 맞춰달라는데…”

입력
2019.06.07 04:4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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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감ㆍ순경외 모든 계급 기본급, 공안직보다 평균 4.3% 적어

안양 교도소의 한 교정 공무원이 수용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안양 교도소의 한 교정 공무원이 수용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경찰이 올해 전 계급 경찰관 기본급을 ‘공공안전직무’(공안직)에 종사하는 공무원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확인됐다. 다른 직군보다 업무 강도가 높은데도, 업무 성격이 비슷한 공안직 공무원보다 경찰이 봉급을 덜 받는 건 불합리하다는 이유다. 하지만 경찰 신뢰도 확보가 먼저라는 반론도 나온다.

6일 경찰청 등에 따르면 경찰은 내부적으로 전 계급 월 기본급을 공안직 공무원 수준으로 인상해 달라는 요구를 예산당국에 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경찰의 한 고위 간부는 “경찰 업무 강도가 공안직에 견줘 결코 뒤지지 않지만 일부 계급을 제외한 대부분 계급의 기본급이 공안직보다 낮다”며 “경찰의 열악한 처우를 조금이라도 개선하려면 적어도 기본급을 공안직 수준으로는 올려야 한다는 게 경찰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앞서 민갑룡 경찰청장도 올해 신년사에서 “경찰 봉급을 공안직 수준으로 현실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경찰과 공공안전 직무 공무원 평균 기본급 차이. 김경진기자
경찰과 공공안전 직무 공무원 평균 기본급 차이. 김경진기자

공안직 공무원은 교정, 검찰, 출입국관리, 철도경찰, 감사원, 경호처, 국정원, 법원경위 등이다. 공무원보수규정에 따라 공무원은 직종별로 11개 직군으로 분류되고, 각 직군마다 다른 봉급 기준이 적용된다.

경찰도 1970년대 초까지 공안직 봉급 기준을 적용 받았지만, 이후 별도의 ‘경찰직 봉급 기준’에 따라 봉급을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엔 경찰이 봉급 우대를 노리고 공안직 기준에서 빠져 나와 새 기준을 만든 건데, 결과적으로 공안직보다 보수가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경찰과 같은 봉급 기준을 따르는 소방관과 해양경찰관들도 공안직보다 기본급이 낮다.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기준 경감(6급)과 순경(9급) 이외 모든 계급의 기본급이 공안직보다 평균 4.3% 적다. 공안직과 경찰 봉급표의 계급별 기본급을 평균해 계산한 결과다. 6급에 포함되는 경위의 경우 평균 기본급은 월 326만4,000원으로, 공안직 6급(350만1,000원)보다 23만7,000원 낮다. 5급 경정(397만1,000원)도 공안직 5급(403만3,000원)보다 6만2,000원을 적게 받는다.

특히 경찰은 다른 정부기관(9계급)과 달리 11계급이라 승진 시 봉급 인상 체감도가 상대적으로 낮을 수밖에 없다. 서울의 경찰서에서 근무하는 한 경찰관(경장)은 “승진도 어려운데 기본급이 적어 한 계급 올라도 호주머니 사정이 크게 나아졌단 생각이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공안직으로 분류되는 교정 공무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공안직으로 분류되는 교정 공무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경찰청은 공무원 보수표를 짜는 인사처와 예산당국에 기본급 인상 필요성을 설명할 방침이다. 미국과 일본 등에서 경찰 기본급을 다른 공안직과 동일한 수준으로 적용하는 점도 내세울 예정이다. 기본급이 인상되면 연동되는 초과근무 수당 등도 소폭 오르게 된다.

다만 경찰 요구가 받아들여질 지는 미지수다. 문재인 정부 들어 공무원 채용이 급증한 데다 경찰 조직 규모가 워낙 커 재정 부담이 대폭 증가하기 때문이다. 경찰청의 한 간부는 “단순히 공안직보다 기본급이 낮으니까 인상해달라는 것이 아니라, 다른 공무원들보다 순직 비율이 2.3배, 공상 비율이 4.7배나 높은 경찰 업무 과정에 동반되는 위험성 등이 기본급에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경찰은 연초 5개년 복지기본계획을 수립하며 올해 승진 스트레스를 줄여주기 위한 중간간부 이상 상위직 비율 확대를 추진하려 했지만, 대내외 여건을 감안해 장기계획으로 돌리기로 했다. 검경 수사권 조정 등 경찰 개혁 방안이 적잖은 만큼 당장 추진이 쉽지 않다는 판단이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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