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이 해외 부동산 투자 행사를 잇따라 개최하고 있다. 국내 부동산 투자 전망이 밝지 않아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는 고객들이 미국 일본 베트남 등으로 눈을 돌리고 있어서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지난달 27일 서울 강남구 신한아트홀에서 ‘해외 부동산 투자설명회’를 개최했다. 전문가들이 미국과 일본의 부동산 시장 전망과 투자 전략 등을 설명한 이 자리에는 자산가 100여 명이 자리를 꽉 채웠다.
KEB하나은행도 지난달 23일 서울 중구 본점에서 ‘글로벌 부동산 시장 트렌드 및 투자전략 세미나’를 열었다. 올해 글로벌 부동산 시장 트렌드 분석과 함께 미국ㆍ일본 투자전략, 해외 투자 시 대출ㆍ송금 절차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 이날 행사에도 고객 100여 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미국 뉴욕과 로스앤젤레스(LA), 일본 도쿄 등 주요 해외 지역의 실매물을 소개해줘 매물정보 수집에 어려움을 겪었던 고객들의 만족도가 높았다”고 말했다.
앞서 우리은행은 지난 4월24일 베트남 금융ㆍ부동산 투자 전략 등을 소개하는 ‘베트남 투자 세미나’를 개최했다. 특히 우리은행은 세미나 다음날 베트남 현지 부동산업체 대표가 예약 고객을 상대로 1대1 투자 상담을 해주는 시간을 별도로 마련해 큰 호응을 얻었다.
이처럼 시중은행이 해외 부동산 투자 행사를 개최하는 이유는 국내 부동산 시장이 침체하면서 부유한 자산가들을 중심으로 국외 자산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어서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국내 투자용 부동산의 수익률이 하락하고 있어 해외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미국은 상대적으로 안전한 투자처인데다 자녀 교육이나 이민 가능성 등을 고려한 자산가들 사이에 인기가 높고, 일본은 경기회복과 도쿄올림픽 특수 등의 호재가 겹쳐 각광받고 있다”고 말했다.
베트남 부동산 전망이 밝다는 얘기를 듣고 최근 현지를 방문해 아파트 2채를 사들인 김모(40)씨는 “베트남은 국내보다 저렴한 가격에 투자할 수 있다는 게 매력”이라며 “투자자 혼자 신뢰성 높은 매물 정보를 찾거나 현지 투자ㆍ거래 시 관련된 세금, 절세 팁 등을 찾는 데는 한계가 있어 은행이 개최하는 행사가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은행 입장에서도 실제 해외 부동산 거래나 투자가 성사될 경우 대출이 발생하고, 자산가들을 충성 고객으로 유치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이점이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해외 부동산과 관련된 맞춤형 자문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자산가를 고객으로 유치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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