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초기 유실방지망 설치 안돼 “실종자 전원 못 찾을 수도” 우려
문무일 총장, 헝가리 검찰총장에 “사법절차에 최선 다해 달라” 서신
침몰한 허블레아니호를 인양하기 위한 작업이 속속 진행되고 있지만 실종된 이의 생사를 완전히 규명하는 데 실패할 수 있다는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선박 인양이 이뤄지더라도 실종자를 모두 찾지 못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6일 오후 5시(현지시간) 현재까지 허블레아니호에 탑승했던 35명 중 생존자는 7명, 사망자는 17명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실종 인원이 아직 11명(한국인 9명ㆍ헝가리인 2명)인 상태이긴 하지만, 본격적인 잠수 수색에 돌입한 3일부터 나흘간 수습된 10구의 시신 가운데 선체 또는 인근에서 발견된 건 절반도 안 된다. 불어난 물로 다뉴브강 유속이 빨라진 데다, 사건 초기 시신 유실 방지망이 설치되지 않은 게 이유로 꼽힌다. ‘시신을 다 찾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싹트고 있는 건 이런 상황 탓이다.
사고 당일 가해 선박 바이킹시긴호가 허블레아니호를 뒤에서 들이받는 상황을 녹화한 동영상에 따르면, 천막이 설치된 허블레아니호 갑판에서 비를 피하는 탑승객들이 다수 목격됐다. 생존자들은 “크루즈선이 다가오는 순간 갑판에는 20여명의 승객이 있었고 1층 선실에는 10여명이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고 증언했다. 주헝가리 한국대사관 관계자도 “구체적으로 몇 분이나 선내에 계셨는지는 정확하지 않다”면서 “상당수가 갑판에 있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최근 사흘간 선체 주변에서 수습된 희생자들은 4명에 그친다. 인양에 성공한다고 할지라도 인양 작업 중 시신이 유실된다거나, 혹은 사고 직후 이미 하류로 휩쓸려 내려갔는데도 발견되지 않은 희생자가 있을 가능성 등 때문에 결국 실종자 전원을 찾지 못할 경우도 우려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강바닥쪽으로 선체가 기울어져 있어 접근이 거의 불가능한 좌현 쪽에는 유실방지망 설치가 현실적으로 어려워 희생자의 시신 유실 문제는 피할 수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
6일 오전과 오후 사고 현장에서 각각 5.8㎞와 40㎞ 하류 지역에서 탑승객으로 추정되는 시신 2구가 헝가리 지역 주민 신고에 의해 수습된 것도 이런 우려를 뒷받침한다. 이 중 1구는 한국인 60대 남성으로 밝혀졌다. 다른 한 구의 시신도 탑승자로 확인된다면 수습된 실종자는 총 11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대사관 관계자는 “하류에서도 실종자 추정 분들이 발견되고 있다”면서 수상수색 작업 확대를 헝가리 측에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선체 내부에 실종자가 몇 명이 더 있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6일 오전 신속대응팀은 “최후의 1인까지 수습해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라고 밝히면서 이미 내부적으로는 수색 장기화에 대비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신속대응팀 관계자는 “(실종자를 모두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 차후 공개할 다른 방안이 있다”고도 덧붙였다. 한국 측 수색요원 12명은 사고 지점에서 하류로 100㎞ 지점까지 차량으로 이동한 뒤, 역방향으로 강 주변 수색도 펼친 것으로 전해졌다. 주말까지 인접국가에서 수색견 지원도 받을 예정이다.
이에 앞서 전날 오후 11시29분 사고 현장에서 약 4㎞ 떨어진 서버드사그 다리에서 헝가리 측 수상경찰이 60대 남성 시신 1구를 추가 수습했다고 신속대응팀이 6일 밝혔다. 헝가리 측의 야간 수색 중 시신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신속대응팀은 사고 유람선 탑승자가 맞다고 확인했다.
한편 문무일 검찰총장은 지난 4일 피터 폴트 헝가리 검찰총장에게 서한을 보내 “헝가리 검찰이 허블레아니호 참사와 관련, 수사 및 사법절차 전반에 걸쳐 최선을 다해 달라”고 부탁했다고 대검이 6일 밝혔다. 대검은 “폴트 헝가리 검찰총장이 4일 유람선 참사에 대한 위로와 애도의 뜻을 담은 서신을 보내왔으며, 문 총장이 당일 ‘철저한 원인 규명과 관련자들의 죄에 대한 상응한 처벌로써 피해자들과 대한민국 국민들을 위로해 달라’는 답신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부다페스트=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부다페스트=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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