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젊은 정치] 릴레이 인터뷰 <1> 이지현 공유정치연구소 대표 
 ※ ‘스타트업! 젊은 정치’는 한국일보 창간 65년을 맞아 청년과 정치 신인의 진입을 가로막는 여의도 풍토를 집중조명하고, 젊은 유권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지 못하는 기득권 정치인 중심의 국회를 바로 보기 위한 기획 시리즈입니다. 전체 시리즈는 한국일보 홈페이지(www.hankookilbo.com)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지현 공유정치연구소 대표는 “청년은 이래서 저래서 안 된다고 쉽게 말하기 전에 우리 정치의 철학이, 역사가, 미래가 무엇인지 진지하게 가르치고 토론하는 문화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어느 정당이 가장 꾸준한 시스템 속에 열의와 성의를 가지고 인재를 양성하느냐에 따라 각 당의 미래가 갈릴 것이라고 봐요. 연예기획사를 보면 아이돌 가수 한 명을 육성하려고 정말 열심히 발굴하고, 가르치고, 육성하고 경쟁시키잖아요. 하물며 정당의 예산이야 말로 반드시 미래 인재를 양성하는데 써야 한다 싶었어요.”

이지현(43) 공유정치연구소 대표는 바른정당(현 바른미래당) 시절 인재 양성 프로그램 ‘청년정치학교’를 처음 설계하고 제안한 당사자다. 6개월짜리 장기 프로그램, 그것도 정당이 개설한 과정에 누가 신청할까 싶은 일각의 우려도 잠시, 1기 모집에서부터 6.6대 1의 경쟁률을 자랑하며 신청이 몰렸다. 수업은 출마자 육성프로그램인 ‘목민관 학교’로도 이어졌다. 당시 관련 인사들은 “교육이 자리 잡는 데 이 부소장의 공이 가장 컸다”고 입을 모은다.

한나라당 소속으로 두 차례 서울시의원을 지낸 이 대표는 바른정당 싱크탱크인 바른정책연구소 부소장을, 2017년 대선에서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의 대변인을 지냈고, 지난해 당 쇄신을 위해 40대 이하로만 구성한 바른미래당 비상대책위원을 맡기도 했다. 지난해 말 탈당해 자유한국당에 복당한 상태다. 당과 함께 해당 프로그램을 떠난 상태라며 인터뷰를 몇 차례 고사하던 그는 “정치 인재 양성과 관련해 하고 싶은 말이 많긴 했다”며 기자와의 만남에 응했다.

최근 서울 강남구에서 마주한 그는 “처음엔 인재 양성 시스템을 배우려고 SM엔터테인먼트까지 찾아 다니면서 정말 느낀 바가 많았다”고 했다. “아이돌 가수 가운데는 왜 저렇게 실력 있는 이들이 많을까. 배워보니 식단 관리부터, 언어 교육, 도덕성을 포함한 인성교육 등을 다 하더라고요. 공부는 공부대로 하고요. 가수를 키우기 위해 이렇게 철저한 관리가 뒷받침되는데, 왜 정치인들은 다 불쑥 나타날까. 대한민국을 이끄는 일을 할 사람들을 배출해야 할 정치권은 무엇을 해야 하나 싶었죠.”

그의 제안서를 당시 김세연 바른정책연구소장이 전적으로 채택해 힘을 보태면서 수업 설계가 시작됐다. 보수 정당이 공유하는 가치를 설명하고, 정책을 설계해보고, 현직 보좌진들로부터 클리닉을 받는 등의 과정이 마련됐다. 이 대표가 80여명의 수강생과 만나며 늘 열의가 넘쳤던 배경에는 스스로 늘 절감했던 배움과 토론에 대한 갈증도 자리했다. 그는 “30대에 정치권에 있으면서 늘 답답함을 느꼈다”며 “한번도 보수의 이념이, 철학이, 역사가, 미래가 무엇인지 가르쳐주거나 함께 토론할 사람이 없었다”며 “단지 스스로 공부하면서 왜 우리에게는 이런 체계가 없을까 생각했다”고 했다. “하나의 이념과 철학을 공유하며 정치를 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의 문화가 반공 프레임이나, 상대당에 대한 반발심리로만 뭉칠 때면 더 배움에 대한 갈망이 컸던 것 같아요.”

수강생들과 만나면서는 더욱 교육의 중요성에 대한 확신이 생겼다. 그는 “기회를 계속 줘야만 한다”며 “제대로 가르쳐보지도 않고 ‘청년들은 이래서 안되고 저래서 안되’라고 말해 온 시간이 반복되면 기존의 물과 흐름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어르신들이 ‘쓸 만한 청년이 없지 않냐’는 말씀을 자주 하시거든요. 반대로 생각해보면 보수 정당이 한 번도 공들여 인재를 길러 본 적이 없어요.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10년을 내다보고 투자를 하고, 작은 일이라도 맡겨가며 당 내에서 성장하도록 도와야 한다고 봅니다.”

이 대표의 최근 관심은 ‘다양성’과 ‘공유’로 확장됐다. “아무나 정치를 해서는 안되지만 누구나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정치 신인의 진입이 더 많이 가능하게 룰이 바뀌면 대학생 정치인도, 주부 정치인도 나올 수 있을 테고요. 꼭 고위 공직자 출신, 가진 자 만이 정치를 한다는 프레임을 깨고 다양성을 담는 정치 영역이 열릴 수 있도록 다양한 고민들을 해나갈 생각입니다.”

 ◇ 다음은 일문일답 전문 
 -정치 교육에 대한 고민은 어떻게 시작됐나요. 

“어떻게 보면 저는 청년이자 여성으로서 과분한 자리에 운 좋게 진입을 했어요. 물론 20대 때부터 정치가 하고 싶어서 학사, 석사, 박사과정 모두 정치학(국제관계학)을 공부했고, 그 맥락 속에서 인턴 생활을 하고, 선거 때마다 참여를 하며 정치 영역에서 활동하긴 했지만요. 서울시의원으로 일하면서는 지방정치가 생활정치인 만큼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생활정치에 포커스를 맞추면서 젊은 의원으로 많은 시도를 했고요. 다만 그 안에서 청년 정치인으로서 어려웠던 점은 늘 있었던 것 같아요. 당에서 청년들을 바라보는 시선 같은 부분이요.

실은 당에 있다 보면 많은 청년 조직 활동을 하게 되고, 당에서 청년들이 이 역할을 해주길 원하는데 많은 자금과 조직이 필요하다 보니 누군가의 헌신이 생겨나고 상명하복 체제에서 적응도 해야 하다 보니 어려움이 있었던 것 같아요. 정말 이건 좀 바뀌어야겠다고 생각했던 건, 차세대여성위원회 일을 하고 있는데 저희에게 온 첫 번째 임무가 전당대회 때 꽃순이 역할을 하라는 거예요. 전당대회 꽃순이를 하고, VIP실 응대하고, 당 행사를 하면 행사 요원을 하는 그런 역할에 대한 기대가 관행이었던 거죠. 한 대 두드려 맞은 기분이었어요.

어쨌든 젊은 정치인으로서 새로운 정치를 하고자 당에 들어갔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변화시킬 수 있는 건 없을까. 그런 생각을 해서 동원으로서의 여성 조직, 청년 조직이 아니라 정책을 만들고 제안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제안을 많이 했어요. 다행히 제가 럭키했던 게 그런 제안을 받아주는 분들하고 일을 했어요. 여러 가지를 바꿔보자고 제안 드리면 기회를 주시고. 그래도 여전히 일부의 변화였지 전국 전체가 바뀌는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항상 30대에 정치권에 있으면서는 그런 한계들을 느꼈던 것 같아요.”

 -교육으로 풀어야겠다고 생각하셨나요. 

“바른정당 시절에는 여러 고민이 있었지만 진짜 보수가 무엇인지, 어떻게 보수를 개혁할 수 있을 것인지 고민이 많았어요. 그 전에도 여러 크고 작은 시도가 있었는데 다 합쳐져서 만들어진 게 ‘청년정치학교’에요. 사무총장께 제안서 넣었더니 기획을 해봐라 하셔서, 바른정책연구소 부소장직 맡고 그 일을 하게 된 거죠.”

 -왜 ‘청년정치’ 였나요. 

“두 가지였어요. 첫 번째는 보수정당에 10년 간 있으면서 단 한번도 저에게 보수의 이념이 뭔지, 보수의 철학이 뭔지, 보수의 역사가 뭔지, 우리의 보수는 그러면 어떤 보수인지, 미래의 보수가 뭔지, 가르쳐 주는 사람이 없었어요. 단 한번도 가르쳐주지 않았어요. 강의도 없었고. 그냥 스스로 찾아서 공부했어요. 정치학을 했으니까 제가 더 관심이 많아서 그랬을지 모르겠지만.

항상 새로운 당원 오거나 이러면 당성 가져야 하는데 그런 당성을 하나의 이념과 철학과 가치로 갖는 게 아니라 그냥 극우적 프레임이나 반공 프레임 같은 것으로 뭉치는 게 안타까웠어요. 아니면 상대당에 대한 강한 반발이나 혐오심리로. 그래서 그런 공부 문화나 시스템이 없다는 부재에 대한 갈망이 저 스스로 컸어요.”

 -주변 청년들의 갈증도 비슷했나요. 

“그냥 여성조직, 청년조직은 동원의 대상이라고들 생각했어요. 그런 조직을 이끌 때 당원 모집을 하거나 할 때면 주위 사람들에게 ‘한 번만 해줘’, ‘한 번만 도와줘’ 그렇게 부탁해야 하는 상황이 많았어요. 그 과정에서 제가 지난 10년 동안 청년들에게서 가장 많이 들은 말은 ‘(우리를) 쓰고 버리잖아’였어요. 제 주변에도 청년위원장 몇 년씩, 10년씩 하신 선후배들 보면 ‘나는 다시는 여의도 땅에 발을 안 들일 거야’라고 하는 분들 많아요.

그냥 청년은 행사 모양새를 보기 좋기 하려고 끼워놓는 개념이 아니냐는 거예요. 병풍이나 데커레이션의 개념. 그러다 보니까, 내가 정말 왜 정치를 해야 하는지 회의가 들 수밖에 없죠. 정당은 분명 이념 집단인데, 이념과 철학을 실천하기 위해서 일하는 게 정당인데 우리에게 그런 것이 있는가라는 고민, 마음 속에 끓는 무언가가 있었던 것 같아요. 하나의 어떤 이론적 바탕, 베이스가 필요하다는 건 항상 머리 속에 있었죠. 그게 청년정치학교를 제안하게 된 배경 같아요.”

 -정치인 배출을 염두에 둔 과정이었나요. 

“청년이 정치인이 되어가는 과정에서의 고민도 있었어요. 저는 아까 말한 대로 운 좋게 진입한 경우지만, 보통은 진입 자체가 어렵거든요. 청년은 조직이 없고 돈이 없잖아요. 더구나 돈을 벌고 공부를 해야 한다면 정치를 너무나 하고 싶어도 길이 없는 거예요. 수강생들에게 가장 많이 들은 질문이 ‘정치인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였어요. 지금과 같은 시스템과 제도라면 좋은 청년, 실력 있는 청년이 정치하고자 하는 열망이 있어도 전혀 들어올 수 없는 시스템이구나. 통로가 없고 게임의 룰 자체가 없구나 싶었죠.

기본 룰이 없는 게임에 뛰어들어 도박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참 드물죠. 그러다 보니 인재가 안 모이는 게 당연하고요. 도박이 가능한 사람들은 부모로부터 받은 자산이 많거나, 뭔가 물려받은 것이 있지 않은 한 버텨내기 어려운 구조예요. 그래서 이 길을 반드시 만드는 게 정당의 역할이 아닐까 생각한 거죠. 정당의 혈세는 청년 정치 인재를 양성해서 정치인을 만드는 데 반드시 써야 한다고요.”

 -운영하며 느끼신 바는. 

“부족한 점도 많았지만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과정보다도 지원율이 높았어요. 예상 밖이었죠. 6.6대 1이었으니. 저도 너무 신기했어요. 제가 이때까지 경험한 보수 정당의 청년들은 동원해도 안되고, 오라고 해도 안 오고, 억지로 구색 맞추려고 애를 많이 써야 모이고 했거든요. 분석해 봤는데 두 가지예요. 첫째는 정말 많은 청년들이 보수를 제대로 배우고 싶은데 이렇게 시스템이나 과정, 기회가 그간 전혀 없었던 거예요. 그냥 정치적으로 이용하려거나 선거용 이벤트가 아닌 과정이.

또 당시 정당에서 운영된 과정 중 가장 긴 프로그램이었어요. 처음에 6개월짜리를 만든다고 했더니 그걸 누가 듣겠냐고 그랬는데. 과정을 ‘진짜 이것만 졸업하면 보수가 뭔지 제대로 알 수 있을 거야’, ‘민주당, 정의당을 좋아하고 지지하는 청년들 중에서도 그냥 보수가 뭔지 배우고 싶은 사람은 와서 들을 수 있어’라는 생각으로 강의를 구성했는데. 갈급한 20~30대 청년들이 몰렸어요. 중학생도 있었고. 어떤 친구는 인천, 충북에서 기차 타고 오기도 하고. 6개월이라는 긴 시간이었지만 거의 90%가 수료를 했어요. 유학이나 취업으로 나간 경우 외에는요.

비용도 쌌거든요. 과거에 정당의 정치프로그램은 있더라도 기본 50~60만원, 비싼 것은 200만원까지 있었어요. 그래 놓고 모집할 때 ‘공천우대’ 이런 걸 내걸어요. 그러다 보면 당연히 줄 서고 싶고 기웃거리는 욕심과 야욕이 있는 수강생만 몰릴 수밖에 없는 여건이거든요. 그런걸 지양하고 공부하고, 정책을 만들고 클리닉 받고, 토론할 수 있는 분위기로 꾸렸어요.

정책 우수작품은 최고위원회의에 보고도 하고, 토론배틀도 하고요. 토론배틀로 배출된 친구들 중에는 유튜버가 된 경우도 있고. 청년대변인으로 일도 하고요. 현직 기자 분들이 블라인드 테스트로 평가해서 뽑고, 논평은 어떻게 쓰는지 강의도 해주셨어요. 물론 제가 당을 나온 이후라, 실은 이런 것들에 대해 말하는 것이 미안했어요.”

 -연예기획사까지 찾아 다니며 연구하셨다고요. 

“SM엔터테인먼트에도 인재 발굴과 양성 시스템을 배우려고 갔어요. 그때 많은 인사이트를 얻었어요. 왜 아이돌은 저렇게 실력 있는 사람들이 많을까. 결국 끊임없이 발굴하고, 육성하고, 경쟁시키기 때문이었죠. 배워보니 아이돌은 식단, 언어, 인성 교육을 다 하더라고요. 도덕성 교육이 제일 크고요. 공부는 공부대로, 자기관리는 자기관리대로 철저하게 시키고요. 그에 비해 우리의 정치권은 왜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고 가르치지 않고 다들 갑자기 나타나는가. 가장 중요한 자리에서 대한민국을 위해 일하면서도, 정치 영역에는 왜 그런 시스템이 없을까 안타까웠죠. 그냥 누구 의원님 행사에 다니고, 누구 라인에 타고, 그런 문화에 다들 젖어 있을까. 고민이 많이 됐어요.”

 -교육을 해보니 희망이 보이던가요. 

“앞으로는 정말 어느 정당이 꾸준하게 시스템을 갖춰서 열의와 성의를 가지고 인재를 키우느냐에 따라 각 정당의 미래가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청년정치학교를 하면서 지부 개념으로 목민관 학교라는 ‘출마자 프로그램’도 운영했어요. 지방선거를 앞두고 함께 준비한 거죠. 저는 ‘정치는 누구든 할 수 있어야 한다, 다만 아무나는 안 된다’라고 생각했거든요. 누구든 원하는 사람이 준비된 후보가 될 수 있도록 공부를 할 수 있다는 거죠.

사실 우리 정당들이 늘 후보로 장차관, 변호사, 의사를 모시잖아요. 그 분들은 훌륭하시지만 이미 세상에서 다 이룬 기득권 계층만 들어오는 거예요. 물론 그런 분들 말고 청년 정치인들이 진입을 많이 하는 게 모두 정답이라는 건 아니에요. 하지만 지금 이 정도 수준으로 딱 한, 두 명 뽑는 정도로만 청년 정치인이 적은 건 문제가 아닌가 싶어요. 어르신들은 ‘좋은 청년이 없는데 어떻게 해’라고 하시지만 양성하고 발굴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2010년 미국 보수당에서 하나의 붐이 일었어요. ‘영 건스(Young Guns)’ 프로그램이라는 ‘보수 저격수 양성’프로그램을 만든 거예요. 젊은 보수 진영의 저격수를 길러내겠다는 것인데 좋은 모델의 하나라고 생각해요. 이런 준비 없이 선거 때 갑자기 인재영입을 하다 보면, 국민도 식상해 하고, 보수의 철학을 얘기할 수 없고, 나와서 스피치를 할 수도 없고, 주민의 감동을 얻을 수도 없잖아요. 그러다 보면 정말 여의도는 섬이 될 수밖에 없어요.”

 -새 얼굴이 영입되면 당에서 고생하던 이들이 좌절하는 경우들도 많은데. 

“물론 좋은 분들이 당에 와주시는 것 감사하고, 그런 신선함이 주민들께 드리는 인상도 크죠. 일종의 마케팅적 요소로 중요하긴 한데, 너무 그 하나의 방법으로만 매몰되는 게 안타까워요. 그래서 저는 당직자 출신들도 정치인이 많이 됐으면 좋겠어요. 미국 연방 하원의원실에서 인턴을 할 때보니 함께 일하는 보좌관 분이 다음엔 주 하원의원을 하고자 한다 말씀하시더라고요. “여긴 계단형이야”라고요. 보좌관 하다가 주 하원의원에서 일하다가, 교육위원으로도 일하고, 상원으로 또 연방으로 차곡차곡 올라가는 시스템인거죠. 왜 우리는 그렇지 못할까라는 생각도 함께 했어요.

실은 당에 실력있는 보좌관, 당직자, 지방의원 등 굉장히 구력을 오래 쌓은 사람들이 있는데 정당에서는 이미 그런 인물들을 ‘낡은 것, 헌 것’ 취급하는 분위기가 있어요.”

 -‘누구나’ 할 수 있으려면 정말 많은 변화가 필요할 것 같은데요. 

“선거제를 보면 정치 신인으로서 기득권에 진입한다는 게 너무 어려운 거예요. 진입장벽이 높아요. 결국 선거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봐요. 개인적으로는 선거 100일 전부터만 예비후보 등록을 할 수 있는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봐요. 반대하는 분들은 돈이 많이 들게 만드는 선거라고 하시는데 저는 생각이 달라요. 오히려 직장을 갖고 있는 사람, 아이를 키우는 사람도 출마하고 싶으면 평소 명함도 돌릴 수 있고 출퇴근 길에 활동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지금은 선거 때만 갑자기 나타나려니까 당내 기득권에 줄을 설 수밖에 없는 거죠. 평소에 내가 정말 무슨 정치를 할 것인가 고민하면서 내 근육을 키우고, 시민과 만나고, 민의를 반영할 수 있는 정치인들이 나오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당적을 옮긴 뒤로 교육에 관해 아쉬운 점은 없나요. 

“저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어요. 어떤 기획을 더 해야 할지 늘 마음 속에 고민을 가지고 있고 다시 기회가 된다면 업그레이드 버전 내놓고 싶기도 해요. 이런 문제에 대해 고민하시는 분들이 많아지고 함께 연대하고, 교감해나갔으면 좋겠어요. 정치는 오케스트라라고 생각해요. 양 극단이 자기 지지세력만 가지고 정치하는 건 너무 불운하잖아요. 우리 정치 선배들이, 거물 정치인들이 각 굴레를 풀어나갔던 과정들도 모두 교감과 교류의 힘이었고요.

우선은 할 수 있는 일을 하려고 해요. 10년 간 단 한번도 빠지지 않고 하는 일 중에 중학교, 초등학교 직업 교육이 있어요. 학생도 국민도 정치를 혐오하지 않았으면 좋겠거든요. 저는 사실 이 직업을 너무 사랑해서, 학생들과 만나 이야기 하는 게 행복해요. ‘정치는 정말 힘들지만 중요한 직업이란다. 내가 항상 배우는 게 있고 직업적 소명 의식도 있어’라고 설명해주고 친구들이 즐거워하는 게 좋아요. 뿔난 아저씨, 아줌마들이 하는 게 아니라고 설명하면 재밌어 해요. 정당에서도 학교에서도 그런 선순환이 잘 이뤄지면 좋겠어요.”

글ㆍ사진 김혜영 기자 sh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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