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2월, 문재인 대통령이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코스타 살게로 센터에서 열린 2018 G20 정상회의 개막식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인사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앞줄 왼쪽 첫 번째)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서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달 말 일본에서 주요 20개국 정상회의가 열린다. ‘주요 20개국’을 ‘G20’으로 간단히 적는데, 말할 때는 ‘지 트웬티’라고 하는 사람도 가끔 있지만 대세는 ‘지 이십’이다. ‘5G’는 ‘오 지’로도 ‘파이브 지’로도 읽는다. ‘3D’는 ‘삼 디’ 또는 ‘쓰리 디’로 발음한다. 골프장의 ‘9홀’은 ‘구 홀’ 또는 ‘나인 홀’로 읽는다.

이러한 알파벳, 외래어와 함께 쓰인 아라비아 숫자를 어떻게 읽고 발음할지는 사람에 따라 다르다. 다만 ‘쓰리 디’, ‘파이브 지’라고 발음하는 사람도 숫자가 두 자리, 세 자리로 커지면 영어가 아니라 한국어로 말한다. ‘지 이십’이 그렇고, ‘F35’는 ‘에프 삼십 오’로 발음한다. 국산 고등 훈련기 ‘T50’은 ‘티 오십’이나 ‘티 오공’으로 읽는다. 더 숫자가 큰 ‘B787’의 경우 ‘비 칠팔칠’로 읽지 ‘비 세븐 에잇 세븐’이나 ‘비 칠백 팔십 칠’로는 읽지 않는다.

알파벳 등과 결합된 숫자 읽기에 대체적 경향성은 보이지만 언어 규범 면에서 꼭 어떻게 읽어야 한다고 정해진 것은 없다. 따라서 ‘5G’를 ‘오 지’로 발음한다고 잘못되었다거나 지식이 부족하다고 말해서는 안 된다. ‘티 오십’은 되면서 ‘삼 디’는 안 된다고 하는 것은 일관성이 없다. 언어 경제성 면에서 보면 2음절의 ‘오 지’가 4음절의 ‘파이브 지’보다 훨씬 유리하다.

향찰, 구결을 읽을 때 한자의 발음으로도 읽고 뜻으로도 읽었다. 예를 들어 처용가의 ‘夜入伊’는 ‘밤 드리’로 읽는데, 앞 두 글자는 뜻을, 끝 글자는 소리를 나타낸다. 시각적 효과를 위해 ‘G20’, ‘5G’로 적더라도 외래어, 외국어를 줄이고 소통성을 강화하기 위해 ‘주요 20개국’, ‘5세대’로 읽는 것도 생각해 봄 직하다.

이정복 대구대 한국어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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