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이 원하는 건강보험 보장률과, 이를 위해 수용할 수 있는 건강보험료 인상폭 간에 큰 괴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설문조사 결과, 국민들은 현재 62.7%수준인 건강보험 보장률을 73%까지 올려야 한다고 보면서도 건강보험료 추가 부담에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6일 보사연의 ‘미래 보건의료 정책 수요 분석 및 정책 반영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만 19∼69세 성인 2,000명을 대상으로 건강보험의 적정 보장률을 조사한 결과, 평균치는 73%였다. 이는 2017년 기준 보장률 62.7%보다 약 10%포인트 높은 수치다. 건강보험 보장률이란 전체 의료비에서 건강보험공단이 지불한 돈을 비율을 뜻한다. 진료비가 1만원 발생했을 때 공단이 6,000원을 지불했다면 보장률은 60%다.
보험료 추가 부담 의사를 조사한 결과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는 찬성하지만 보험료 추가 부담은 반대한다’는 응답이 전체의 57.1%로 가장 높았다. ‘보장성이 확대된다면 보험료를 추가로 부담할 의사가 있다’는 응답은 26.1%, ‘현재 보장성을 유지하고 나머지 진료비는 개인이 선택적으로 대비하도록 한다’는 응답은 16.9%로 나타났다. 연령별로 보면, 40대와 50대에서 추가 부담 반대 의사가 각각 60.5%, 59.9%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20년 후, 응답자 자신의 노후 또는 자녀 세대의 미래 보장성과 의료비 부담 수준에 대해서는 58.8%가 ‘현재 건강보험료와 의료비 부담 수준 유지’라고 답했다.
문제는 문재인케어(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정책)와 고령화 등으로 인해 보험료율을 앞으로 법정 최대 상한액인 8% 이상으로 올려야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올해 직장가입자 기준 건강보험료율은 보수월액의 6.46%다. 그 동안 걷은 보험료의 누적적립금이 지난해 기준 20조여원에 달하지만 지난 2월 국회예산정책처는 누적적립금은 2026년이면 소진된다고 예상했다. 정부가 밝힌 대로 건강보험료 인상률을 매년 3.2% 수준으로 관리한다고 가정한 결과다. 보고서는 “40대와 50대는 20대나 60대보다 실제 경제활동 인구가 많아 보험료 부담에 더 민감할 수 있어 추가 부담에 반대한 응답자가 많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민호 기자 km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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