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자산운용이 SM엔터테인먼트에 공개 주주서한을 보내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받고 있는 이수만 SM 대표 프로듀서의 개인회사인 ‘라이크기획’을 합병하라고 요구했다. 또 불필요한 사업 경영을 감시ㆍ견제하기 위한 신규 사외이사 후보도 추천하겠다고 밝혔다.
KB자산운용은 5일 발송한 주주서한에서 “SM은 영업이익 46% 규모의 인세를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가 100% 지분을 가진 라이크기획에 지급하고 있다”며 “라이크기획이 SM에게 받는 인세는 소액주주와 이해상충에 있으며, 사회적 문제로 확대될 수 있고 최악의 경우 주주소송을 겪게 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KB자산운용은 라이크기획과 SM의 합병, 30% 배당성향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날 공개서한에 인용된 SM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라이크기획은 SM 가수들의 프로듀싱을 해주고 SM으로부터 총 매출의 최대 6%에 이르는 인세를 받고 있다. 2000년부터 2018년까지 19년간 965억원을 받았으며, 지난 3년간 평균 인세는 SM 영업이익의 46%에 이른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일감 몰아주기’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SM은 지난해 관련 보도가 나오자 “2000년 당사의 코스닥 상장 전후부터는 해당 계약 및 거래 내용을 투명하게 공시했다”고 해명했다. 라이크기획과의 계약에 대해서는 “외부 전문기관의 자문을 얻어 글로벌 동종 업계의 사례 등을 자세히 비교 분석해 적정한 기준으로 계약을 체결”한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와 더불어 KB자산운용은 SM USA 산하 자회사와 에스엠에프엔비가 갖고 있는 레스토랑ㆍ와이너리ㆍ리조트 등을 본업과 무관한 불필요한 사업으로 규정하고, 현재까지 발생한 적자 규모를 고려했을 때 사업 역량도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심지어 SM을 퇴사한 이수만 총괄의 개인 취향을 반영한 사업이라는 사실은 구태적인 기업문화를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다음 주주총회에서 이를 감시ㆍ견제하기 위한 신규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하겠다고 밝혔다.
KB자산운용은 SM에 오는 20일까지 주주서한에 대한 답변을 달라고 요청했다. KB자산운용은 현재 SM 지분 6.60%을 보유하고 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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