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블릿PC 조작설 발언, 불필요한 논란 야기” 사과… 공천 ‘막말 감점’ 추진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취임 100일을 기점으로 확연히 외연 확장에 무게를 싣는 모습이다. 연이은 내부 막말에는 “더는 용납할 수 없다”고 최후통첩을 날리고 과거 자신의 ‘태블릿 PC 조작설’ 발언에도 사과하는가 하면, 강성 이미지를 벗은 채 토크콘서트 등으로 청년층 접촉면 확대에 나섰다. 주말에는 다소 소홀했던 수도권도 파고들면서 확장성 한계 극복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황 대표는 취임 100일을 하루 앞둔 5일 최고위원ㆍ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지금까지 돌 맞을 일은 제가 감당하겠지만 더 이상은 용납할 수 없다”며 “또다시 국민 신뢰를 떨어뜨리는 언행이 나오면 엄정히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막말 논란에 대해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냈다. 대안정당 각인을 위해 당 대표 직속의 ‘2020 경제대전환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확장성을 위해 ‘청년ㆍ여성 친화 정당’으로의 변모 계획까지 밝혔지만 막말 논란만 덧씌워지자 인내심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평이다.
당 신정치혁신특위 위원장인 신상진 의원도 “내년 총선 승리를 가로막는 구설에 오르는 막말에 대해선 공천시 감점과 경우에 따라 ‘공천 부적격자’로 분류하는 공천룰을 만들고자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정은이 더 낫다’는 발언으로 논란이 됐던 정용기 정책위의장은 이날 연이틀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며 근신하는 모습을 보였다.
황 대표 자신도 과거 논란 발언을 수습하며 확장성에 신경 쓰는 모습이다.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올 2월 전당대회 당시 자신의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설 관련 발언을 두고 “조작된 것처럼 비치게 발언해 불필요한 논란을 야기한 건 국민께 송구스럽다”고 밝히기도 했다. 정치인 등판 초기 태극기부대 등 보수의 콘크리트 지지층을 의식했던 그가 100일 동안 장외투쟁 등 강력한 대여 공세로 지지층을 결집시켰다고 판단하고, 이제는 중도층 표심 공략으로 전략을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황 대표는 내년 총선 선전을 위해선 청년과 여성, 수도권 공략이 절실하다고 보고 이날 국회에서 2040 토크콘서트를 갖는 등 직접 맞춤형 대응에 나섰다. 황 대표 측근은 본보 통화에서 “대규모 투쟁집회가 강경 발언 등으로 ‘우리만의 집회’였다고 간주됐다면, 이제는 소규모 만남이라도 세련되면서 소프트한 접근으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황 대표는 주말에는 수도권에서 스타트업에 종사하는 청년과 여성 경제인을 두루 만나고, 보육 관련 현장 방문을 할 계획이다.
한편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을 맡은 김세연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황 대표의 내년 총선 출마와 관련해 “종로 출마가 가장 정공법”이라며 “진두지휘하기 위해선 그 정도 결단이 필요하다고 본다. 제가 관찰자 입장에서 그리 생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