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상 열대 우림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지구의 허파’로 일컬어지는 브라질의 아마존강 유역이 최악 시기를 보내고 있다. 올해 들어 아마존 유역 개발을 막아온 규제들이 하나하나 풀리며 열대우림 보존을 위한 최소한의 보호막이 해제된 데 따른 것이다.
4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아마존 지역을 감시하고 있는 브라질 당국이 위성 사진을 분석한 결과, 지난 한 달 간 739㎢의 숲이 아마존에서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분 단위로 환산하면 1분 당 축구장 두개 면적의 숲이 계속해서 소실되고 있는 셈이다.
브라질의 민관 합동 프로그램 ‘맵미오마스’에 따르면, 1985~2017년 브라질 전체 삼림의 11%가 사라졌고, 이 중 61.5%가 아마존 열대우림이라는 관측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아마존 황폐화는 오랜 기간 지속돼 오던 것이지만, 최근 황폐화 속도는 심상치 않은 수준이다. 비정부기구(NGO)인 아마존 인간ㆍ환경연구소(Imazon)의 카를로스 소우자는 “건기의 시작점인 5월 한 달 간 황폐화 수준이 이 정도라면 올 한 해는 아마존의 최악의 시기로 기록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환경부는 국토의 9.1%에 해당하는 334개 환경보호구역을 전면 재조사해 목적에 맞지 않을 경우 해제하겠다고 밝혔다. 브라질은 또 아마존강에 수력발전소와 다리를 짓는 한편 아마존을 가로 지르는 고속도로 연장 프로젝트도 추진 중이다. 가디언은 “리카르도 살레스 환경부 장관이 장관 취임 전 아마존을 방문한 적도 없는 인물”이라며 “최근에는 베테랑 아마존 조사관들을 해고하며 환경부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올해 아마존 열대우림에 대한 브라질 당국의 조사 횟수는 지난해 대비 70% 수준으로 급감했으며, 규제 위반 적발 건수 역시 최근 11년 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다만 지난 한달 간의 급격한 삼림 손실이 일종의 착시일 수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 기상 상황에 따라 위성을 통한 감시 수준이 유동적인데, 지난 한 달 간의 감시 결과만 놓고 황폐화가 급격해졌다고 판단하긴 이르다는 지적이다. 환경 단체인 ‘기후 천문대’의 카를로스 리틀 사무총장은 “최근 아마존 우림 손실은 물론 우려스럽지만 놀랄 수준은 아니다”며 “황폐화 속도를 정확하게 진단하려면 6월 한 달을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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