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5일 2박3일간의 러시아 국빈방문 길에 올랐다. 미국과 치열한 무역전쟁을 벌이는 절체절명의 상황인 만큼 우군인 러시아와의 결속을 과시하고 대미 공조체제를 공고히 하면서 항전 의지를 다지려는 다목적 포석이다.
시 주석은 이날 방러에 앞서 “중국 경제는 안정 속 성장세가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면서 미국을 향해 큰소리 치며 기선 제압에 나섰다. 중국 인민일보에 따르면 시 주석은 타스 통신 등 러시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건국 70년, 개혁 개방 40년간 중국 경제 발전은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았다”며 “중국은 미국과 더불어 주요 2개국(G2)이자 제조업과 외환 보유 면에서 세계 최대”라고 밝혔다. 이어 “올해 세계 경제가 둔화하고 있지만 중국 경제 상황은 양호하고 주요 경제 지표도 합리적인 구간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중국의 경제 구조는 최적화되고 질적 효율이 높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또 “안정 속 성장과 장기적으로 경제가 호전되는 추세는 변함없고, 변할 수도 없는 대세”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14억의 중국 인구를 거론하면서 “중국 경제의 안정적이고 건전하며 지속 가능한 발전은 충분한 지탱 요건을 구비했다”며 “어떠한 위험과 도전에 직면해도 이겨낼 수 있는 모든 필수적인 조건과 능력이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중국을 전방위로 압박하며 연일 공세를 펴고 있지만, 중국은 얼마든지 견뎌내면서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동시에 미국에 맞서 중국과 보폭을 맞출 러시아를 치켜세우며 우의를 과시했다. 올해는 양국 수교 70주년이기도 하다. 시 주석은 “지난 70년을 거치면서 양국의 전면적 전략 협력 파트너 관계는 역사상 최고”라며 “양국은 서로의 핵심 이익과 중대한 문제에 대해 서로 확고하게 지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양국은 국제 문제에서 긴밀히 협력하면서 복잡한 국제 정세에 강력한 정의의 힘을 부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직 중국과 러시아만이 오만과 횡포로 가득한 미국을 제압할 수 있다는 논리다.
시 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지난 4월26일 베이징에서 열린 일대일로 정상포럼 계기 양자회담 이후 불과 한달 여 만이다. 그 사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두 차례나 만나 동맹의 힘을 과시한 터라 이에 맞대응하는 의미도 있다. 시 주석은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포럼에도 참석해 ‘지속 가능한 발전’을 주제로 연설할 예정이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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