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활성탄 성분으로 해롭지 않고 염소는 기준치 이내”
인천 ‘붉은 수돗물(적수)’ 사태가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다. 서구와 중구 일부 지역 학교들은 자체 급식을 중단했고 휴업을 하는 음식점들도 생겨나고 있다. 적수뿐 아니라 수돗물에서 심한 염소 냄새가 나고 까만 이물질이 나오면서 주민들 불안은 커져가고 있지만 인천시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5일 인천시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오후 1시30분쯤부터 서구 검암동과 당하동 등지에서 붉은 수돗물이 나온다는 신고가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에 잇따라 접수됐다. 이후 서구 백석동과 경서동 등에서도 비슷한 신고가 들어왔고 인근 중구 영종도지역에서도 적수 신고가 접수됐다.
이에 따라 인천시교육청은 이날 오전 기준 서구와 중구 일부 지역 초ㆍ중ㆍ고등학교와 유치원 등 65곳에 7일까지 자체 조리한 급식을 중단하도록 지시했다. 이들 학교는 수돗물이 아닌 외부에서 가져온 물로 조리를 하거나 대체 급식, 단축 수업, 개인 도시락 지참 등으로 급식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서구 검단과 청라국제도시 맘 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수돗물에서 까만 이물질이 나오고 심한 염소 냄새가 난다는 호소도 이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휴업을 하는 음식점도 나왔다.
서구 한 디저트 가게 상인은 커뮤니티에 올린 글에서 “수돗물 필터기를 사서 테스트 결과 까만 점들이 있는걸 두 눈으로 확인했다”라며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가게를 임시 휴업하기로 했는데, 걱정으로 잠을 잘 수가 없다”라고 말했다.
수돗물 사태 초기 수질 검사 결과 ‘적합’ 판정을 받아 음용에 문제가 없다고 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인천시는 수돗물에서 나온 까만 이물질과 심한 염소 냄새에 대해서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인천시는 설명자료 등을 통해 “필터, 수건 등에 묻어 나오는 까만 이물질 정체는 물을 정화하기 위해 투입한 활성탄 성분으로 확인됐다”라며 “이물질이 있는 물은 식수로는 부적합하지만 활성탄이 몸에 해로운 물질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수돗물에서 심한 염소 냄새가 나면서 염소를 과다 투입한 게 아니냐는 우려와 관련해선 “염소 투입 시설은 자동화 시스템으로 운영돼 과다 투입 시 경보가 작동된다”라며 “상수도사업본부 기록과 감사관실 확인 결과 염소 과다 투입에 대한 우려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염소는 병원성 미생물을 짧은 시간에 사멸시키기 위해 수돗물에 투입하고 있다.
시는 심한 염소 냄새가 적수 문제 해결을 위해 소화전 등을 통해 수돗물을 대량으로 방류하면서 물 흐름이 빨라져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먹는 물 수질 기준 및 검사 등에 관한 규칙’과 ‘먹는 물 관리법’ 수질 기준에 따르면 먹는 물 잔류 염소는 4.0PPM(㎎/ℓ)을 넘지 않도록 기준을 정하고 있는데, 정수장에서 물을 보낼 때 잔류염소 농도를 0.9~1PPM으로 설정해 운영 중이라고 시는 설명했다.
적수 사태는 지난달 30일 풍납취수장과 성산가압장 전기설비 법정검사 당시 단수 없이 수돗물을 공급하기 위해 수돗물 공급 체계를 바꾸는 과정에서 수도관 내부 침전물이 떨어지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