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앙통신이 5일 보도한 사진에 등장한 무기가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지대지 탄도미사일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평양=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은 지난달 이스칸데르형 탄도미사일을 두 번이나 발사했다. 이 미사일은 일반적인 탄도 특성보다 훨씬 낮은 고도로 비행하거나 궤도를 트는 등의 변칙 비행을 하기 때문에 요격이 어렵다. 특히 이번 미사일 발사로 한국군의 탄도미사일 탐지능력이 현저히 부족하다는 것이 입증됐다. 우리 군은 탄도미사일 탐지를 위해 그린파인레이더와 이지스구축함, 피스아이 공중조기경보기 등을 운용한다. 하지만 5월 4일 발사에서 최초 발표에 비해 탄착지점을 무려 40km나 수정했다. 마하 10의 속도로 날아와 10분 이내에 꽂혀버리는 상황에서 어디로 미사일이 날아오는지를 계산하지 못한다는 것은 아예 요격능력이 없다는 것이다. 5월 9일 두 번째로 발사한 미사일은 평북 신오리에서 발사했다고 최초 발표했다가 몇 시간 후 40여km 떨어진 구성에서 발사했다고 정정했다. 이는 탐지능력이 심각하게 부족함을 알려주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미군과의 정보 공유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모양새다. 미군은 각종 탐지자산에 더해 증원된 리벳조인트나 코브라볼 같은 전략정찰기 등의 능력으로 발사 징후는 물론 궤적 등 모든 부분을 정확하게 파악한다. 하지만 이번 일로 인해 미국이 우리에게 정보를 실시간 공유하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미국과의 신뢰관계 측면도 있지만, 제도적으로 미사일 방어를 미국과 별개로 운용하기 때문이다. 미국은 동북아 미사일방어(MD)시스템을 일본과 공동으로 운용하고 있다. 이 지역 MD체계의 두뇌인 C2BMC(Command Control Battle Management and Communication)를 일본에 설치했다. 한국은 미국과 연합작전을 하지 않음을 공지하기 위해 애써 ‘한국형’이라는 접두사를 붙여 ‘한국형 미사일방어시스템’이라고 한다.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MD 능력은 당연히 미국이 갖고 있다. 그런데 세계에서 핵미사일 위협에 가장 크게 노출된 우리나라가 미국과 동맹임에도 미국의 요격능력을 공유하지 않는다는 것은 난센스다.

이런 황당한 현실은 2000년대 초반, 반미주의가 급속히 확산되던 시절 형성된 프레임 때문이다. 2002년 6월에 2명의 여중생이 미군 장갑차에 치여 사망했고, 그로 인해 반미 시위가 확산됐다. 그 시기의 국제정치학계는 중국의 부상으로 인해 근미래에 미국의 패권이 중국으로 넘어갈 것이라는 예상이 주류였다. 따라서 지는 해인 미국과 대중국 MD를 공유하는 것은 향후 국익에 심각한 마이너스 요인이라는 것이다. 이런 논리는 당시의 반미 사조와 함께 크게 힘을 얻어서 완전히 고착화돼 버렸다. 반미주의자들은 ‘MD=미국(나쁜) MD에 편입’이라는 등식을 성립시켜 버린 것이다. 그로부터 지금까지 우리 군은 미사일 방어체계를 독자적으로 개발해 왔다. 미국의 탐지자산이나 요격자산을 활용하지 못하니 예산은 더 소요되면서 능력은 압도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보다 탄도미사일의 위협에 더 많이 노출된 나라는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보다 핵미사일의 위협을 더 크게 받는 나라는 없다. 그리고 이제 중국이 미국의 패권을 넘어설 것이라고 예상하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다. 그렇다면 답은 정해졌다. 미국과 탄도미사일 요격능력을 공유해야 한다. 지금부터 ‘한국형’이라는 단어를 삭제하고 미국과 공동 MD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일본은 미국과 MD를 공유함으로써 세 가지 버전의 SM-3 요격미사일과 이지스어쇼어, PAC-3 등을 공동 개발하고 배치하여, 전 국토에 대해 거의 완벽한 미사일 방어체계를 구축했다. 미국과 MD를 같이한다는 것은 일본과도 같이한다는 것이다. 거기에 일본이 붙어 있다 해도 어쩔 수 없다. 자존심보다 국민 생명이 더 중요하다. 반미주의 때문에 이 지경이 됐는데 반일감정으로 또 국민을 위험에 빠트려선 안 된다.

신인균 경기대 한반도전략문제연구소 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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